블록체인, 생활필수 기술 됐다

      2021.12.28 16:28   수정 : 2021.12.28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가상자산 산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블록체인 기술이 일상 속 다양한 서비스에 채택됐다는 것이다. 보안성이 뛰어난 특징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안전한 처리가 중요한 백신패스와 물류,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팬데믹 상황 해소에 기여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백신여권'으로 불리는 백신접종증명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우리 정부가 4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백신접종증명서비스 '쿠브(COOV)'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하고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인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쿠브 백신 증명서는 사용자가 백신 접종 여부 확인을 요청 받는 경우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인증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개인키로 서명한 예방접종 증명서를 사용자에게 발급하고 공개키는 질병청이 직접 운영하는 블록체인 정보 저장소에 보관한다. 사용자가 예방접종 증명서를 앱에서 QR코드로 제시하면 검증 기관은 이를 스캔해 접종 정보를 확인하는 식이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주 역시 블록체인 기반 코로나19 백신여권을 공식화했다. IBM의 블록체인 기반 '엑셀시오르 패스(Excelsior Pass)' 앱에 코로나19 백신접종 및 검사결과를 저장해 필요한 곳에서 확인하고 있다. 엑셀시오르 패스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뉴욕주 공식 앱으로 등록돼 있다. 스포츠 경기장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시 QR코드를 제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10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해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한 공급망 관리에 블록체인 제대로 활약

물류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은 제조업체와 공급업체, 운송업체, 소매업체 등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생산과 운송 등 모든 거래사항을 독립적이면서도 비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앙기관 없이 모든 공급망 참여자가 P2P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월마트와 네슬레 크로거 맥코믹 등 미국 대형 식품기업들은 각각의 공급망을 통해 식품을 추적하기 위해 IBM과 협력했다. 식품기업의 경우 제품 추적과 소비자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의 이용이 활발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월마트는 지난 11월 현재 500개 이상의 식품을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추적하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과 협력해 수입 식품을 추적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유럽의 식료품 체인인 까르푸(Carrefour)는 IBM의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솔루션을 이용해 농장에서 식료품점까지 닭의 공급망을 추적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유통도 마찬가지다. 영국 보건당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은 지난 1월 디지털 솔루션 업체 에브리웨어,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 해시그래프와 협력해 백신 유통의 콜드체인을 관리키로 했다. 에브리웨어는 백신 유통과정 전체의 온도를 추적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헤데라 해시그래프의 블록체인은 데이터 위조 방지와 효율적인 데이터 저장기술을 제공하는 식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유통과정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어 세계 각국이 유통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해법으로 부상한 것이다.

국내 물류에도 도입 사례가 나오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블록체인 기술로 의약품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블록체인 제약물류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은 CJ올리브네트웍스, AWS(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물류 과정 뿐만 아니라 의약품 생산일자, 유통기한, 사용시간 등 제조·유통·접종 단계 데이터도 시스템에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제조사, 도매상, 의료기관 등이 각각 관리하던 데이터를 블록체인을 활용해 통합 관리함으로써 데이터 위변조를 차단하고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 의약품 오·남용도 예방할 수 있다.

디파이 TVL 1년새 1200% 증가..혁신 금융도 등장

금융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다. 가상자산 데이터 전문업체 디파이라마(DeFi Llama)에 따르면 28일 기준 디파이에 예치된 총 금액(TVL, Total Value Locked) 2526억4000만달러(300조27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182억9000만달러(21조7358억원)에 비하면 1281.3% 증가한 수치다.


전통 금융권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은 최근 리서치 노트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은행과 금융시장의 일부 요구사항을 충족시킬만큼 충분히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강력한 보안과 24시간 365일 운용가능한 특징, 실시간 서비스 기능 등이 금융서비스에 적합하다고 봤다.

제도권 대형은행들도 속속 디파이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은행 중 하나인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 SA)은 내년 초에 총 2860만달러 규모의 디파이 대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소세에테제네랄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소시에테제네랄포지(Societe Generale Forge)의 장-마르크 스팅거 최고경영자(CEO)는 "은행의 최고 고객 20명 중 디파이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진입장벽 때문에 기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글루와는 지난 9월 선진국의 투자자와 저개발국의 금융소외자를 이어주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출시했다. 글루와는 최근 글로벌 핀테크 기업 엘라(Aella)와 함께 아프리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약 넉달 만에 누적 금융 거래량이 190만건이 넘었을 정도로 아프리카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글루와는 아프리카 이용자들의 금융거래 내용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금융 인프라가 없어 신용기록을 갖고 있지 않은 금융 소외자들에게 신용 기반의 대출, 공과금 결제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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