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얼어붙고 기업경기 먹구름… 경제 다시 '비상등'
2021.12.28 17:41
수정 : 2021.12.28 17:41기사원문
특히 이달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소비심리가 넉달 만에 하락 전환한 데다 새해 첫 기업경기전망은 5개월 만에 기준선 밑으로 떨어졌다.
■12월 소비심리 '꽁꽁'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2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9로 지난달(107.6)보다 3.7p 하락했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던 소비심리지수가 1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넉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도 모두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5p)과 향후경기전망(-8p)의 하락폭이 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항목별로 취업기회전망CSI(89)는 경제회복 기대심리가 위축되면서 9p 크게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107)도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는 데다 금리상승과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지출전망에서 방역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여행이나 외식, 오락문화 등 방역 강화 영향을 받는 부분이 크게 하락하고 내구재 등 전반적으로도 지수가 하락했다"며 "수출이나 고용 등 거시지표는 나쁘지 않은 반면 소비심리는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방역상황과 이와 관련한 정책에 따라 지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해 1월 기업경기도 '캄캄'
기업경기 역시 위축되고 있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 결과 1월 BSI 전망치는 96.5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 8월 전망(95.2) 이후 5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하향 돌파했다.
부문별 1월 전망치는 내수(94.6)와 수출(98.4)이 동시에 부진해 기업들의 대내외 경기전망이 모두 어두웠다. 한경연은 내수부진의 원인으로는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로 인한 민간 소비심리 위축을, 수출부진의 원인으로는 해상 운임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수출비용이 급등한 것을 꼽았다.
기타 부문에서도 투자(103.3)와 고용(106.0)을 제외한 자금사정(96.7), 채산성(92.9), 재고(104.1) 등 전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을 의미한다. 한경연은 특히 원자재 급등과 항만 적체의 영향으로 채산성(92.9)과 재고(104.1)가 2021년 조사기간 중 최저치(재고는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종별 1월 BSI 전망치를 살펴보면 제조업 94.2, 비제조업 99.4를 기록해 산업 전방위에 걸쳐 기업심리가 위축됐다.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88.6),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5.3), 비금속 소재 및 제품(86.7) 등 자동차 업종 및 주요 후방산업이 90선 아래로 큰 폭 하락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 장기화로 완성차 제조기업의 생산·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타이어, 1차금속 등 중간재 업종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비제조업의 경우 여가·숙박 및 외식(83.3), 도·소매(92.7) 등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외부활동 감소의 영향이 큰 산업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외 경기회복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전국민 대상 3차 백신접종률 확대, 방역 강화 등으로 코로나 확산세를 조기에 차단하고 기업의 원자재 수급 안정 등을 통해 경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