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뭔지 몰라도 일단 투자할까

      2021.12.30 05:46   수정 : 2021.12.30 10: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메타버스가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으로 무장하고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가 입을 명품 의류, 가방, 신발 등을 사는 소비자들도 나온다.

메타버스에서 팔리는 명품백은 현실 세계에서 팔리는 명품백과 가격 차이가 없다.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는 아예 메타버스용 브랜드까지 상표등록했다.

요즘에는 기존에 알고 있는 인터넷이 아닌 암호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3의 인터넷 '웹3' 논쟁도 거세다.

웹3는 메타버스 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메타버스, 웹3 모두 모호하다.

메타버스에서 활용도가 훨씬 높아질 암호화폐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투자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언젠가는 법정화폐를 대체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럴지 아닐지는 지나봐야 안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맨해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29일(현지시간) 메타버스가 새로운 맨해튼이 되고 있다면서 메타버스에 대해 잘 알건 모르건 초기 상태인 지금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버스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어떤 흐름을 탈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기회를 날려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마치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이미 지난 10년간 급속하게 오른 지역이 아닌 앞으로 10년 동안 성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투자해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NFT 등 암호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사 토큰스닷컴의 앤드류 키겔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메타버스를 250년전 맨해튼에 비유했다.

초기 이주민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들로부터 헐값에 사들였던 뉴욕 맨해튼섬이 지금은 금싸라기 땅이 된 것처럼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투자하는 것 역시 미래의 맨해튼을 사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맨해튼 섬은 1626년 당시 뉴욕(뉴암스테르담)을 식민지로 한 네덜란드의 식민지 주민들이 약 24달러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연구에 따르면 맨해튼 인수금액이 당시 가치로 2600~1만5600달러에 불과하다.

지금은 값을 매기기조차 어려운 땅이 됐다.

메타버스가 바로 그런 가상공간이라는 것이 키겔의 주장이다.

나도 모르게 이미 투자하고 있을 수도
로블록스 같은 비디오게임 업체들은 이 분야 선두주자 역할을 한다.

게임속 캐릭터를 위한 의상, 무기, 기타 장비를 NFT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다.

진가와 유비소프트 등은 자사 게임 인앱구매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게임용 NFT 판매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셜미디어 선두주자인 페이스북은 아예 회사 이름까지 '메타플랫폼스'로 바꿨다.

메타는 현재 기업에 가상 회의공간을 내주는 시범서비스도 하고 있다.

메타는 이미 VR헤드셋 시장의 큰 손이고, 지금은 VR게임 업체들을 사들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메시(MESH)를 통해 기업들의 가상회의 공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WSJ은 메타버스가 뭔지 몰라도 이미 투자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아이폰 업체 애플, 알파벳 등의 주식을 갖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가상공간에서 여러 작업자들이 공동작업을 할 수 있는 가상 협력 공간인 '옴니버스' 플랫폼을 서비스 하고 있다. 애플은 메타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들을 만들고 있고,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인공지능(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첨단 업체들만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키 같은 스포츠용품 업체, 구찌 같은 명품업체들도 메타버스용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또 데이트 애플리케이션 범블 역시 메타버스를 통한 아바타들끼리의 만남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먼 나라 얘기 같은 메타버스가 실제로는 이미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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