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이 홈술, 집에서도 분위기 있게!

      2021.12.31 04:00   수정 : 2021.12.31 04:00기사원문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방역 강화 등으로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의 주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말 홈파티에 어울리는 와인·양주는 물론 이와 곁들이는 홈파티 상품도 주류 매출 성장에 한 몫하면서 편의점 업계는 때 아닌 '주류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홈파티 어울리는 와인·양주 대세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업체들은 홈술족·홈파티족 급증으로 높은 주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들어 와인 매출(22일 기준)이 전년 대비 202.4% 신장했다고 밝혔다. 양주 89.2%, 막걸리 33.1%, 소주 28.3%, 맥주 25.5% 순으로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에 진행한 '와인장터 기획전'을 통해 대박을 터트렸다. 연말을 맞아 한정으로 선보인 샴페인 3종 초도물량 1만여병이 열흘 만에 완판된 것이다.

지난 2주간 세븐일레븐의 주말(12월 4~5일, 11~12일) 와인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샴페인이 포함된 스파클링 와인 매출이 전월 대비 50배 이상 크게 뛰었다.

세븐일레븐은 기획전 시작 후 단기간에 1차로 준비한 물량이 완판돼 2차 물량 수백 개를 급하게 확보했다. 현재 3차 물량도 항공편으로 준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홈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집앞 가까운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며 "특히 집에서 가족과 함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편의점 저가 하우스 와인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 업체들도 주류 매출 성장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CU가 올해 주류 매출(22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3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와인과 양주는 각각 101.9%, 101.3%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막걸리 37.4%, 소주 28.2%, 맥주 26.3% 등이 뒤를 이었다.

■홈파티 상품도 주류 매출 한 몫

CU는 연말 홈파티족을 겨냥해 와인부터 반려동물 선물까지 다양한 홈파티 상품들을 출시했다. 코로나 확산세로 방역이 강화되면서 소규모 모임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홈술과 곁들일 수 있는 홈파티 상품을 강화한 것이다.

이는 주류 매출의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CU의 자체 와인 브랜드 '음!'의 세 번째 상품 '음!프리미엄(1만5900원)'은 역대 최저가인 9900원으로 출시돼 큰 호응을 얻었다.

홈파티를 위한 특별 메뉴로도 로제치킨치즈도리아(4000원), 로제눈꽃치즈스파게티(5300원), 로제돈가스김밥(2700원), 로제눈꽃치즈닭갈비피자(5900원), 로제치킨삼각김밥(1400원) 등 홈파티 간편식 5종을 선보였다.

이마트24도 이달 들어 와인과 양주의 매출(22일 기준)이 전년동기 대비 와인은 284%, 양주는 118% 급증했다. 홈파티 상품 매출도 주류와 함께 덩달아 증가세를 보였다. 케이크는 138%, 가정간편식(HMR)은 48% 늘었다.

이마트24는 홈술, 홈파티 등 집콕 트렌드에 맞춰 올해부터 밀키트 상품군을 강화한 바 있다. 최현석 쉐프와 손잡고 '아임이 최현석 스테이크 키트'를 선보인데 이어 '돈마호크 스테이크' '페퍼로니맥앤치즈' '버터갈릭파스타' 홈파티 밀키트 3종을 확대 운영했다. 모두 15~20분 내로 조리할 수 있게 재료가 냉장 소포장돼 있는 상품이다.


■소주·맥주 이색 협업 제품 매출 영향

소주와 맥주 등의 이색 협업 제품 출시도 편의점 주류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은 계열사 롯데푸드의 튜브형 아이스크림 브랜드 '빠삐코'와 콜라보한 '처음처럼X빠삐코'를 출시해 MZ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처음처럼에 빠삐코의 초콜릿향과 맛을 더한 리큐르 제품이다. 이 제품은 출시되기 전부터 SNS상 네티즌들 사이에서 초콜릿 맛 소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무학은 지난 8월 '좋은데이 민트초코' 소주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민초단'이 호평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고 이에 힘입어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100만병을 넘었다.

하이트진로도 빙그레 아이스크림 '메로나'와 협업한 리큐르 '메로나에이슬'을 출시했다.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에 이어 선보이는 과일 리큐르 제품으로 '아이셔에이슬'에 이은 두 번째 콜라보 제품이다. 참이슬의 깨끗함에 메로나의 멜론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함이 더해져 색다른 맛을 구현했다.

이 밖에 CU가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수제맥주 바람을 일으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막걸리에서도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테스형 막걸리' '말표 검정콩 막걸리'가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누적 판매량 10만병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간 협업으로 호기심을 자극해 홈술족과 MZ세대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속에서 연말을 경험한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입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며 "업계도 이에 맞춰 이색 상품과 마케팅을 제공함에 따라 주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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