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면 뭐니뭐니해도 고등어 아인교”

      2022.01.02 12:45   수정 : 2022.01.02 12: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물 만났네. 물 만났어."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11일 새벽 6시. 토요일인데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동트기 전 일찌감치 분류를 끝낸 부산의 시어(市魚) 고등어들은 공동어시장을 온통 뒤덮은 채 중도매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수산물 위판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 악재를 딛고 5년 만에 위판고 3000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공동어시장의 2021년 총 위판량은 15만2000t으로 애초 목표치였던 15만t을 넘어섰고 위판실적도 목표 대비 400억원 초과 달성했다.

주력 어종인 고등어 위판량이 약 8만t으로 2020년 약 5만4000t과 비교해 48% 가량 늘었으나 많은 물량에 비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비 위축과 수산물 수출 감소로 단가가 약 20% 낮아져 아쉬움을 남겼다.
고등어 외에도 갈치와 오징어 위판맥이 전년 대비 각각 61%, 56% 증가하면서 성과 개선에 기여했다.

수산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에도 5년 만에 위판고 3000억원을 달성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인력 부족 문제와 현대화사업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지만 잘 풀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어시장을 둘러본 후 오전 7시께 감천항에 인접한 암남동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았다. 이 곳에서는 때마침 중도매인들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고등어 경매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매년 공동어시장에서는 새해 첫 날 첫 경매와 함께 풍어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는 초매식이 진행된다. 특히 부산공동어시장 초매식은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업의 상징적인 행사인 만큼 매년 부산시장, 부산시의회 의장, 지역 수산 관련 단체장들이 일제히 참석해왔다. 올해는 비록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초매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지만 풍어를 기원하는 부산 시민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웅장한 자태의 고등어 선별기다. 부산공동어시장이 시범 운영 중인 이 고등어 선별기는 4단계에 걸쳐 크기별로 고등어를 자동 배분해주는 기계로 같은 시간 동안 기존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인력으로 분류 작업을 할 수 있어 최근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간밤에 갓 잡아올린 고등어들이 선별기로 쏟아져 들어간 후 크기별로 분류돼 상자를 그득하게 채워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른 아침 공복임에도 불구하고 절로 포만감이 느껴졌다. 고등어와 함께 힘차게 하루를 열어젖히는 이들처럼 올 한 해 부산경제도 활기가 넘치길 기대해 본다.

한편 부산공동어시장은 최근 5년치 위판고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2022년 위판 목표를 15만t, 금액으로는 2800억원을 설정했다.
코로나 이슈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희망적인 관측이 더 많다. 지난해 3월에도 항운노조 작업자 등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2주 넘게 경매에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샘플 경매 방식 등으로 전환해 위기를 극복해낸 바 있다.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는 “2021년 위판고 3000억원을 돌파함에 따라 부산공동어시장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코로나 악재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중도매인, 항운노조 등 어시장 내 모든 분들이 함께 노력해준 덕분이며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 연근해 수산물에 관심을 갖고 많이 이용해주신 시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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