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라" 권하던 천은미 교수, 정작 자신은 미접종자였다
2022.01.03 15:03
수정 : 2022.01.03 20:12기사원문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백신 패스를 적용하는 곳에 대해 형평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저는 사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접종밖에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필품을 사러 가는 곳에 백신패스를 한다면 사실 저는 들어갈 수가 없다"라며 "그러면 우리 집 가족은 (생필품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다음날인 이달 1일에도 방송에서 "앞선 1차 접종 이후 상당히 안 좋았다"면서 자신이 기저질환 보유자임을 밝혔다. 그는 "10여년 전 백신을 맞고 입원했었다. 이후 10여년간 백혈구가 정상인보다 적었다. 그래서 많은 분의 백신 접종 불안감이나 부작용을 잘 안다"라며 "그렇지만 저는 의료인이고, 또 호흡기 환자와 코로나19 환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정말 고민하다가 주사를 맞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1차 접종) 이후 상당히 안 좋았고, 사실 지금도 좀 많이 안 좋다"며 "저 같은 분도 있을 거고, 정말 안 맞고 싶지만 안 맞는 게 아니라 못 맞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것이다. 그런 분들에 대해 정부가 소수를 배려하는 정책을 꼭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백신 접종을 장려하던 전문가가 정작 자신은 미접종이라고 밝히자 누리꾼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심장 수술한 분들도 접종 안 하면 방역패스 안 줘서 어쩔 수 없이 접종하는 마당에 무슨 중대한 건강상의 문제일까요? 그런 문제 있는 사람치고는 대학병원 의사가 미디어 출연도 엄청 많이 하고 참 바쁘게 사네요?"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꼭 접종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더니 자긴 몸이 안 좋아서? 그럼 다른 사람 몸 안 좋은 건 무엇이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로서 국민에게 백신 접종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자신의 건강 문제로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누리꾼은 "마녀사냥 좀 하지 말라", "천 교수는 청소년 방역패스를 반대한 분" 등 천 교수를 옹호하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3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 6개월 유효기간을 적용하기로 했다. 2차 접종을 마친 뒤 6개월이 지나거나 백신 미접종자는 다중이용시설 출입이 제한되며 식당과 카페 이용시 혼자서만 가능하다. 오는 10일부터는 전자출입명부 적용 대상인 면적 3000㎡ 이상의 대형마트, 백화점에도 방역패스가 없으면 이용이 제한된다. 오는 10일까지는 계도기간이고, 이후부터는 과태료 등을 물어야 한다.
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는 청소년 방역패스도 도입될 예정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