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가격 10년만에 최고치… 부담 커진 K배터리
2022.01.03 18:20
수정 : 2022.01.03 18:20기사원문
3일 관련 업계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현물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31일 t당 2만828달러(약 248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니켈 재고는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이 같은 가격 상승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LME 니켈 재고는 지난달 31일 기준 10만3020t을 기록했다. 이는 52주래 최저 수준으로 최고치일 때와 비교해 15만t 이상이 빠졌다. 니켈 가격이 치솟은 것은 전기차의 수요 급증 때문이다.
니켈은 고용량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필수 원재료다. 양극재에서 니켈 함량을 늘리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유리하다.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NCM811 배터리가 시장에 자리잡은 가운데 니켈 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폴스타 전기차 '폴스타5'에 공급하는 NCM9는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9월부터 니켈 함량이 88%인 차세대 하이니켈 배터리 '젠5'를 양산하고 있으며 향후 니켈 비중이 90% 이상인 젠6, 젠7 배터리를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2025년까지 니켈 수요가 매년 평균 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니켈 가격이 오르면 LG화학·SK온·삼성SDI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해당 업체들은 핵심 원재료인 니켈을 비롯해 코발트, 리튬 등 광물 가격이 급등한 탓에 배터리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원자재 수급처 다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사이클과 니켈 2만t 확보를 위한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화학은 니켈 최대 산지인 인도네시아네 니켈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은 단순 전기차 배터리만 아니라 선박 등에도 많이 쓰이는 만큼 향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