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이 회사에 돈 요구" 허위사실 퍼트린 노조부위원장, 벌금형 확정
2022.01.05 06:05
수정 : 2022.01.05 09:07기사원문
'회사측과 임금협상 교섭에서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개인적으로 챙겨달라고 요구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려 노조위원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노조부위원장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 중구의 한 호텔 노조부위원장인 A씨는 지난 2018년 회사 직원 출입구 앞에서 "노조위원장이 회사 측에 이번 교섭이 1.5% 인상으로 정리되면 1%는 조합원들에게 지급해 주고, 0.5%는 자기에게 달라고 했다는 말을 경영지원부문장에게 들었다"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노조위원장은 임금인상분의 0.5%를 개인적으로 챙겨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고, 당시 경영지원부문장도 이 같은 발언을 A씨에게 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재판은 A씨가 자신의 발언의 허위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피해자인 노조위원장이 이 같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A씨가 이 사실을 회사 측과 피해자에게 확인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허위 사실을 적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라며 "A씨가 이 사실을 들었다고 지목한 B씨가 허위사실 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줬음에도 그 이후에도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계속한 점 등을 종합하면 A씨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거나 사회상규 등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가 회사나 피해자에게 확인을 요구하는 등 사실에 대한 진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잘못은 있지만, 그런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임을 알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벌금형으로 형량을 낮췄다.
다만 2심은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는 충분히 해당한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판결에 명예훼손죄의 고의와 사실의 적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 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