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달성" vs. "장기 횡보"...엇갈리는 비트코인 전망
2022.01.05 16:38
수정 : 2022.01.05 16:38기사원문
골드만삭스 "비트코인 향후 5년간 17~18% 상승..10만달러 가능"
4일(현지시간) 포춘, 코인데스크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가상자산의 광범위한 채택으로 비트코인은 금의 시장점유율을 계속 빼앗아 갈 것"이라며 "10만달러(1억1974만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실제 거래 가능한 비트코인 물량으로 계산한 유동 시가총액이 7000억달러(838조400억원) 수준으로 계산, 비트코인과 금으로 구성된 '가치 저장수단'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봤다. 투자가 가능한 금의 가치는 2조6000억 달러(3112조2000억원) 수준으로 계산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간 가치저장 수단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가정할 경우, 비트코인의 연간 수익율은 17~18%를 약간 넘고 10만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전력 과소비 문제가 있지만 수요 자체를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많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라고 부르며 금이 가진 가치 저장 기능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는데 골드만삭스 역시 이같은 전망에 동참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한 외신은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이 금과 마찬가지로 법정통화의 체계적 남용에 대한 보호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오펜하이머의 전략가들도 최근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이 거래를 어렵게 만들지만, 200일 이동평균 통계를 감안하면 4만6000달러(5506만2000원)를 유지하는 한 6만5000달러(7780만500원)를 돌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담보 대출기업 넥소(Nexo) 설립자 안토니 트렌체프도 올해 중반까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는 보도도 나왔다.
데이터 분석업체 "2019년 '미니불' 장세 재현..당시 9개월 횡보"
반면 장기간 횡보 내지는 약세장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다수 나왔다. 온체인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글래스노드는 최근 뉴스레터에서 현재 시장은 2019년 4~8월 발생한 '미니불(mini-Bull)' 장세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글래스노드는 "많은 온체인 데이터에서 공급 측면(supply dynamics)에서의 점진적인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활동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휴면 상태 지갑으로 이동하는 코인이 늘어나는 등 온체인 데이터 상의 강세 시그널이 나오는데도 전체적으로 시장 유동성이 부족해 투자자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래스노드는 2019년 '미니불' 장세는 2020년 3월 급락장이 발생할때까지 9개월동안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망했다.
글래스노드는 "강세장 신호와 약세장 신호가 균형을 이룬 상황에서 2022년 초반 횡보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트코인 장기보유자 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단기 보유자의 심리적 저항선은 5만1400달러(6152만5800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주 대표는 "상승과 하락장의 주기가 있는데 상승장의 한 주기가 끝났다고 본다"며 "지금 상승장과 하락장의 중간쯤에 있는 것 같은데 가격이 바닥에 왔으면 대규모 매수 등 특별한 활동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국내에 트래블룰이 적용되고 일부 거래소에서 메타마스크 출금이 막힌다는 얘기가 있는 등 시장 심리 측면에서 악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전 세계적인 움직임인데, 규제가 정비되면 장기적으로는 좋은 것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봤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