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수익 물거품… 오스템임플란트 CB투자자 손실 위기

      2022.01.05 17:56   수정 : 2022.01.06 08:52기사원문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전환사채(CB) 투자자들도 손실 위기에 놓였다. 1년 여만에 300%가 넘는 고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눈 앞에서 수익은커녕 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CB를 담은 사모펀드는 평가손실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으로 이어지는 '펀드런'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 2020년 10월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CB는 수 개의 사모펀드, 증권사, 투자 조합 등이 인수했다.

구체적으로 자산운용사 수 곳은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삼성증권의 계좌를 통해 총 2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했다. 해당 CB는 운용사들이 조성한 사모펀드에 담긴 것으로 증권사들은 펀드 수탁 업무를 한 셈이다.

이외 △신한금융투자 50억원 △한양증권 4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30억원 △미래에셋캐피탈 30억원, BNK투자증권이 10억원씩 직접 투자했다.

해당 CB의 표면이율은 연 0% 수준이다.
즉, 투자자들은 오롯이 오스템임플란트 주가 상승에 베팅해 CB 전환권 행사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다.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14만2700원으로 1년 2개월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CB 행사가격은 3만8736원이다.

14만원대의 주식을 3만8736원에 교환할 수 있는 CB 전환권을 행사하면 투자자들은 최소 3.5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보는 구조다.

전환권 행사는 올해 10월 29일부터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CB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가 상승은 차치하고 상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은 사모펀드에 담긴 CB는 가치가 하락함으로 평가손실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상황 악화 시 사모펀드 투자자의 환매 요구로 비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평가사가 오스템임플란트의 CB 평가에서 채권 가격을 내려 잡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되면 해당 CB를 담은 사모펀드는 평가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채권평가업계 복수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CB 가격을 신용도 등을 고려해 낮추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펀드런 사태도 올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CB에 직접 투자한 증권사, 투자조합은 해당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상태인 채권으로 들고 있는 상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를 맞게 되더라도 당장 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채권은 원금 손실은 없다.

애초 해당 CB의 만기는 2025년 10월 29일까지이지만 투자자들은 2023년 2월 28일부터 풋옵션(조기 상환 청구)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회사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CB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출을 내준 시중은행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모니터링은 물론 은행 내부에서 매기는 신용등급 재평가를 검토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기준 은행권에서 장·단기로 빌린 금액은 3000억원대에 이른다. 우리은행 1073억원, 산업은행 804억원, 수출입은행 250억원, 신한은행 212억원, 기업은행 193억원, 대구은행 100억원, 씨티은행 80억원, KB국민은행 46억원, 농협은행 1억원 등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지난해 4·4분기 대출액 절반 가량을 회수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대출잔액은 536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횡령에 한국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결정한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다.
횡령금액은 회사 자기자본 2048억원의 91.81%에 해당한다. 상장사 횡령 금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주식 거래는 1월 3일 자로 중지된 상황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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