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왜곡했던 램지어 또 망언 "강제 징용 증거 없다"

      2022.01.05 21:20   수정 : 2022.01.06 04: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20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인 매춘부로 왜곡한 논문으로 논란을 빚었던 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가 다시 논문을 내고 자신이 옳다고 밝혔다. 그는 강제 징용 증거가 없다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램지어는 5일(현지시간) 하버드 대학 로스쿨 홈페이지를 통해 '태평양 전쟁의 성적 계약: 비평에 대한 응답'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다.

해당 논문은 자신의 기존 논문에 쏟아졌던 비난을 재반박하는 형식이었다.

램지어는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많은 한국 여성이 한국 내 일본군에 의해 총으로 위협받으며 자신들 의지에 반해 강제 징용됐다고 주장한다"며 "이 주장은 거짓이다. 한국 여성들은 일본군 계획에 따라 강제로 위안소 일에 징집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1945년 전쟁이 끝난 후 35년 넘게 어떤 증거도 없었다. 일부 한국 여성이 1980년대 후반에서야 자신들이 강제 징집됐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램지어는 일본인 활동가 요시다 세이지가 1983년 출판한 책 '나의 전쟁 범죄'가 유엔의 한국 여성 강제징용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6년 유엔의 한국 여성 징집에 관한 유명한 보고서는 이 책을 근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책을 계기로 몇몇 한국 여성이 이전에 다른 설명을 했음에도 강제징용 피해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시다는 죽기 전 자신의 책 전체를 조작했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램지어는 요시다가 사실을 조작했지만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조작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램지어는 위안부 피해자 인권 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를 지적하며 "가장 목소리를 내는 위안부 여성 중 여럿이 일본에 돈을 요구하기로 결정한 뒤 이야기를 바꿨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수 할머니가 스스로 집을 나왔다고 주장한 뒤 2002년과 2007년에 강제로 끌려갔다며 말을 바꿨다고 적었다.

앞서 램지어는 2020년 12월 국제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에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라는 논문을 싣기 전에 논문 초록을 공개했다가 국제적인 논란에 휩싸였다. 하버드 대학은 학문의 자유를 지적하며 논문 자체를 막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학교 전공 교수들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들은 램지어가 논문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자발적 성매매를 주장하면서 전혀 상관없는 엉터리 계약서를 증거로 인용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는 미얀마에서 한국인 위안부가 6개월에서 1년까지 단기 계약을 맺고 일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일본어로 작성된 1937년 계약서가 인용됐으나 해당 시기는 일본군이 미얀마를 점령하기 한참 전이었다.

램지어는 이달 논문에서 앞서 제시했던 증거가 부정확하다는 비난에 계약서를 인용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동시에 형식이 아니라 주장의 핵심을 봐야 한다며 논점을 흐리는 전형적인 변명을 했다. 그는 "내 실제 논문을 읽은 이들은 내가 실제 계약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는 점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아는 한 전쟁에서 남은 실제 계약서는 거의 없다"면서 자신의 논문은 정부 문서, 전시 회고록, 신문 광고, 위안소 회계사 일기 등에서 나온 계약 정보라고 설명했다. 램지어는 "소수의 실수가 있었지만 계약 조건에 대한 나의 분석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24년간 근무한 램지어는 18세까지 일본에서 자라 일본어에 능통하다. 그는 일본법과 기업법을 강의하고 있으며 대학 내 공식 직함은 ‘일본법 연구 미쓰비시 교수’였다.
이는 그가 일본기업의 후원을 받는 연구자라는 의미다.

램지어는 이번 논문 외에도 2019년 6월 논문에서 1923년 일본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정당화하고 규모를 축소하는 주장을 했다.
그는 2020년 11월 국제 논문 사이트에 게시한 논문에서 일본의 재일교포 차별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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