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백신 미접종 조코비치 추방 절차 나서
2022.01.06 07:26
수정 : 2022.01.06 07:26기사원문
세계 최고 테니스 선수인 노박 조코비치가 5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입국을 거부당했다.
의학적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입증 서류가 누락됐기 때문이다. 그의 비자는 취소됐고, 이에따라 추방절차를 밟게 됐다.
■ 호주, 비자 취소
CBS,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4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밤 11시30분 빅토리아주 멜버른 툴라마린 국제공항에 내린 조코비치는 입국 검사에서 백신접종 면제 당위성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입국이 거부됐다.
호주 이민국은 조코비치가 호주 입국에 필요한 관련 증거들을 제출하는데 실패했다면서 그의 비자(입국사증)를 취소했다.
조코비치는 격리된 뒤 추방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국은 "입국을 위한 유효한 비자를 소유하지 않았거나 비자가 취소된 비시민권자들은 보호소에 수감된 뒤 추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코비치 "백신 안 맞겠다"
조코비치는 앞서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해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밝혀 호주 백신 규정을 비켜갈 수 있었지만 비자 신청서류에 입증서류를 첨부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이민국과 빅토리아주가 그의 백신 미접종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이민국은 빅토리아 주정부에 조코비치 입국을 허가할지 여부를 물었고, 빅토리아 주정부는 비자 문제는 연방정부 소관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랜드슬램에서 20차례 우승한 조코비치는 백신접종을 하지 않았지만 이달 열리는 호주오픈 참가를 허락받았다.
그러나 그는 멜버른 공항에서 6일 새벽 1시15분까지 이민국 조사를 받으며 조사실에 머물렀다.
호주 이민국은 조코비치가 백신 규정 면제를 받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서류를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조코비치는 반년전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터라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오픈 대회 규정에 따르면 대회 참가 선수와 스태프들은 모두 백신을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패널들로부터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입증받아야 한다.
지난해 자신이 백신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던 조코비치는 호주 입국 전망이 애초부터 밝지 않았다.
■ 호주 반발 확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4일 의학적 이유로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호주 입국이 거부될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모리슨 총리는 입증이 불충분하면 조코비치가 "고향으로 가는 다음 번 비행기를 타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코비치 입국은 호주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낸 바 있다.
대회 주최측이 조코비치에게 특별히 혜택을 준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그가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 호주에 입국한다는 점에 대해 시민들은 분노했다. 하루에도 수만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봉쇄 등이 진행되는 와중에 허술한 국경 통제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불만이 높았다.
16세 이상 호주인 가운데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이 90%가 넘지만 호주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조코비치가 특별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를 위한 특별 규정도 없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