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네 마음의 풍차' 작사가 버그먼 별세

      2022.01.09 08:03   수정 : 2022.01.09 08: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화 '더 웨이 위 워(The Way We Were)'에서 주연 배우 바버라 스트라이샌드가 부른 주제곡 'The Way We Were' 작사가인 매릴린 버그먼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3세다.

그가 작사한 이 노래는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백곡 가사를 쓴 작사가 버그먼은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대변인 제이슨 리에 따르면 버그먼은 호흡기 질환으로 숨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아니다.
버그먼이 눈을 감던 당시 옆에는 그와 함께 평생 작사를 해 온 남편인 앨런 버그먼이 함께 했다.

1958년에 결혼해 작사가로 왕성한 활동을 해 온 버그먼 부부는 가장 오랜 기간 현역으로 일하고, 가장 성공적이었으며, 부부가 호흡을 잘 맞추는 것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특히 자기성찰을 주제로 하는 발라드 영화음악과 TV, 뮤지컬 음악에 일가견이 있었다.

버그먼 부부는 당대 최고 작곡가인 마빈 햄리시, 사이 콜먼, 미셸 르그랑과도 협업했고, 프랭크 시나트라부터 바버라 스트라이샌드, 전설적인 재즈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 그리고 마이클 잭슨 등 유명 가수들에게 곡을 줬다.

부부가 작사한 노래 가운데에는 영화 배우 겸 감독 찰리 채플린의 딸인 스트라이샌드와 닐 다이아몬드가 함께 부른 듀엣곡 '유 돈 브링 미 플라워스(You Don't Bring Me Flowers),' 프랭크 시나트라의 '나이스 앤 이지(Nice 'n' Easy),' 딘 마틴의 '슬립 웜(Sleep Warm)' 등이 있다.

부부의 노래는 그러나 영화음악으로 훨씬 더 유명하다.

더스틴 호프먼이 주연한 시드니 폴락 감독의 1982년 코미디 영화 '투씨(Tootsie)' 주제가로 쓰인 스티븐 비숍이 부른 '잇 마잇 비 유(It Might Be You)'가 유명하다. 또 영화 '토머스 크라운 어페어(The Thomas Crown Affair)'의 주제가로 노엘 해리슨이 부른 '네 마음의 풍차(The Windmills of Your Mind)' 등이 히트했다.

부부의 전성기 대표작은 바로 스트라이샌드와 로버트 레드퍼드가 공동주연한 영화 '더 웨이 위 워(The Way We Were)'의 테마 곡이다.

햄리시의 곡에 버그먼 부부가 가사를 붙인 이 노래가 들어간 음반은 1974년 베스트셀러 음반이 됐다.

록 음악 전성기이던 당시 이 곡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대중이 여전히 구식 발라드에도 향수를 느낀다는 점이 입증됐다.

부부는 '더 웨이 위 워' '네 마음의 풍차' '옌틀(Yentl)'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3차례 수상했다. 아카데미 음악상과는 인연이 깊어 1983년 3차례에 후보에 오른 것을 비롯해 모두 16차례 음악상 후보로 선정됐다.

그래미 상 2차례, 에미상은 4차례 받았다.
덕분에 '작사가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매릴린 버그먼은 여성 최초로 미 작곡·작사·프로듀서협회(ASCAP) 회원이 됐고, 이후 회장과 대표를 거쳤다.


스트라이샌드처럼 버그먼 부부 역시 유태계로 뉴욕 브루클린의 저소득 중산층 출신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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