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약점 노출한 ‘계열사 각자도생’… 컨트롤타워 정비 시급
2022.01.10 18:10
수정 : 2022.01.10 18:10기사원문
지난 2010년 3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 후, 시가총액(시총) 43조 규모로 성장한 카카오가 콘텐츠, 모빌리티, 테크핀 등 관련 계열사만 117개에 달하는 카카오공동체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난 10년간 자율과 책임 등 독립된 리더십으로 계열사 각자도생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경영 리스크 관리와 사회적 책무를 조율하기 위한 카카오 공동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 공동체 리스크 대응 시급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김범수 창업자가 의장인 이사회를 비롯해 △카카오공동체컨센서스센터(송지호 센터장)와 △미래이니셔티브센터(김범수, 남궁훈 센터장)가 있다.
카카오공동체컨센서스센터는 각 자회사 및 계열사 간 시너지를 조율하고 있다. 또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 공동체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이사회는 물론 두 조직 모두 기술과 서비스 등 비즈니스모델(BM) 혁신성장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난해 국정감사 전후로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 '스마트호출 수수료 인상'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웹툰 저작권 이슈'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임직원 '대규모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등 계열사 리스크 대응은 발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체 의사결정구조 개선 병행
하지만 카카오 차기 CEO 불명예 퇴진이 일어나면서 컨트롤타워 등 리더십 재정비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 등 주요 공동체 위기관리 및 의사결정구조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카카오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은 투자 및 인수를 통해 기업집단에 합류한 스타트업 이라는 점에서 이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경영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계열사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본사에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한 달간을 뒤돌아보면 위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민수 단독대표 가능성도 제기
카카오 공동대표 유지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앞서 카카오는 류 내정자와 함께 현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를 차기 CEO로 내정한 상태다. 즉 여민수 카카오 단독대표 체제로 갈지, 또 다른 인물을 물색해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갈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앞두고 시간에 떠밀려 또 다른 차기 CEO를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즉, 여민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각 컨트롤타워 역할 재정립은 물론 카카오 노조가 요구하는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지분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절차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여민수 대표는 이날 전사 공지를 통해 카카오 경영진 스톡옵션 매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섰다. 여 대표는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가이드라인 정비 등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