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물러난 류영준... 카카오 리더십 흔들

      2022.01.10 18:22   수정 : 2022.01.10 20:25기사원문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현 카카오페이 대표·사진)가 10일 자진사퇴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카카오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지 50일도 안 된 시점에 불명예 퇴진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스마트호출'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웹소설 저작권' 논란에 이어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 도마에 오르면서 카카오공동체 '컨트롤타워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발생하는 리스크 대응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드러나면서다. 이에 카카오 역시 내부적으로 컨트롤타워 재정립 등 리더십 재정비를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카카오 이사회는 최근 카카오 크루(임직원)가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자진사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이날 밝혔다.

카카오는 현재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에서 오는 3월 여민수·류영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류 내정자가 카카오페이 임원들과 함께 지난해 12월 10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각, 469억원 차익을 거둔 사실이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된 류 대표가 모회사로 이동하면서 '이해상충 오해'를 방지하고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가 CEO 자격이 없다며 내정 철회를 사측에 요구했다. 이에 류 내정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 등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 사퇴에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며 "노동조합은 구성원들의 정당한 요구가 논의되고 수용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 글로벌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집단 블록딜 사태는 뉴노멀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정면충돌한다”면서 “기업 가치 형성에 있어 CEO 책무 등 비재무적 요소도 중요해진 상황에 불거진 사건이란 점에서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 주가는 9만6600원으로 10만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전일(10만원) 대비 3.40% 하락한 가격이다.
카카오페이 주가 또한 14만8500원으로 전일(15만3500원) 대비 3.26% 하락 마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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