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100개 넘게 찾아낸 대형쥐 죽음에 캄보디아 "진정한 영웅이었다"

      2022.01.12 07:30   수정 : 2022.01.12 12: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에서 100개가 넘는 지뢰를 찾아낸 아프리카도깨비쥐 '마가와'가 사망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벨기에의 비정부기구 아포포(APOPO, 대인지뢰탐지개발기구)는 "마가와가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아포포는 동물들이 안전하게 지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단체다.



아포포 측은 "마가와가 지난주 대부분을 평소처럼 건강하고 열정적으로 보냈다"며 "그러나 주말이 되자 움직임이 둔해지고 낮잠을 더 많이 잤다. 마지막 날에는 음식도 거의 먹지 않았다"고 했다.


2013년 탄자니아에서 태어난 마가와는 약 1년 동안 아포포의 훈련을 거쳐 2016년 캄보디아 지뢰 및 폭발물 제거 현장에 투입됐다.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최대 600만개의 지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투입된 마가와는 축구장 20개에 해당하는 14만1000㎡ 이상의 땅을 수색했다. 체중 1.2㎏, 길이 70㎝에 달하는 대형 설치류지만 지뢰를 밟아도 지뢰가 터지지 않을 만큼 작고 가벼워 지뢰 탐지 작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다.

마가와는 테니스 코트 만한 넓이의 들판을 단 20분 만에 수색할 수 있었다. 아포포에 따르면 사람이 금속 탐지기로 같은 넓이의 땅을 수색하는 데는 최대 4일이 소요된다. 냄새로 땅속에 묻힌 지뢰를 찾는 훈련을 받은 마가와는 지난 2016년 캄보디아에 배치됐고 100개 이상의 지뢰를 발견했다. 아포포는 마가와의 성과를 동물 지뢰 탐지 훈련 이래 "최고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PDSA는 마가와의 공로를 인정해 용감한 동물에 수여하는 금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PDSA가 1917년 설립된 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받은 설치류였다.

이후 마가와는 지난해 6월 현장에서 은퇴했다.

아포포는 성명을 통해 "마가와는 캄보디아에서 지뢰를 탐지해 수많은 생명을 살렸고, 앞으로도 계속될 유산을 남겼다"고 마가와의 죽음을 애도했다.

PDSA도 "마가와는 진정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준 동물에만 주는 금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뢰제거 비영리기관 헤일로 트러스트(HALO Trust)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1979년 이후 약 2만5000명이 지뢰를 밟아 팔과 다리를 잃었고, 6만4000여명이 희생되거나 다쳤다. 지뢰 대부분은 1970년~1980년대 캄보디아 내전 당시 매설됐다.


동남아시아에는 최대 600만개의 지뢰가 아직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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