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구의원들 붕괴 현장서 또 추태…지역구 소개하는 명함 '눈총'
2022.01.12 14:04
수정 : 2022.01.12 14:52기사원문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이수민 기자 =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붕괴사고로 실종된 6명의 가족들을 방문한 지방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알리는 명함을 돌려 빈축을 샀다.
12일 오전 11시쯤 광주 서구의회 기초의원 10여명이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사고 현장을 찾았다.
대형RV 차량 2대에 나눠 탑승해 차에서 내린 의원들은 노란색 단체복을 맞춰 입은 차림으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다. 자신의 지역구이자 주민들의 애환을 위로한다는 명목이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 의원입니다. 지역구는 ○○동, ○○동, ○○동입니다"며 "불편한 것 있으시면 말씀해달라"고 명함을 건넸다.
한 가족은 받은 명함을 주머니에 구기듯 집어넣으며 "됐다, 말 걸지 마시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몇 의원이 실종자 가족 곁에 앉아 간식을 건네거나 차를 건네며 대화를 나눴지만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점심 때가 됐는데 밥은 어쩌냐"는 의원의 질문에 실종자 가족들이 "지금 밥이 안 넘어 간다. 됐다"고 손사래 쳤다.
가족들의 냉랭한 반응에 단체로 몰려왔던 의원들은 현장에 방문한 지 20~30분도 안돼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취재진에게 "선거 앞두고 유세하는 것도 아니고 뭐냐. 전혀 위로가 되지 않고 도움도 되지 않으니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6월9일 광주 동구 학동 참사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들이 추모를 위해 참사 현장을 찾았다가 추태 논란을 빚었다.
참사 발생 사흘이 지난 11일 오후 광주 동구의회 소속 기초의원 6명은 동구 학동 건물붕괴 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추모가 목적이었다.
이들은 의회사무국 관용버스에서 내려 무너져 내린 폐건물 잔해 인근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 2명은 폴리스라인을 넘나들었고, 연출된 추모 모습을 찍는 의회사무국 직원도 목격됐다.
이들은 의정활동 자료에 남길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한손에 들고 있던 국화꽃의 위치를 옮겨가며 사진을 재차 찍기도 했다.
하루 전인 10일에는 광주지역 국회의원과 광주시의원 등 20여명이 참사 현장을 찾아 시시덕거렸고 "웃지 말라니까. (사람들)보고 있어"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