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수요회복 기대에 급등… WTI 올해 첫 80달러 돌파
2022.01.12 17:42
수정 : 2022.01.12 17:42기사원문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99달러(3.82%) 오른 배럴당 81.2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 들어 처음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거래일 대비 3.52% 급등한 83.7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글로벌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공급부족 우려가 지속되면서 상승했다. 최근 카자흐스탄과 리비아,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위기가 부각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커졌다.
주요국들이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를 강행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리비아의 석유 공급이 어느 정도 정상화됐지만 유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코로나19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던 미국 석유업계는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석유를 생산할 전망이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주장했던 미국 바이든 정부는 화석연료 업계의 성장에 난감한 상황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2023년 기준 일평균 1240만배럴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생산량(1230만배럴)을 웃도는 수치다. 올해 생산량은 일평균 1180만배럴로 지난해(1120만배럴)보다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 생산량 역시 2023년에 일평균 976억세제곱피트(1ft3=0.028m3)로 지난해(935억ft3)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EIA는 올해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75달러 수준에서 내년에 68달러까지 내려간다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FT는 코노코필립스 등 주요 미국 석유업체들이 최근 생산량 증대보다 주주이익 강화를 꾀하면서 배당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FT는 결과적으로 중소형 업체들이 생산량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내 탄소배출량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IA는 탄소배출 규모가 지난 한 해 동안 6.2% 증가했으며 올해와 내년에 각각 1.8%, 0.5%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내년도 총배출량 자체는 2019년 수준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FT는 바이든 정부가 천문학적 돈을 들여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실질적 변화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EI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생산도 2023년에 일평균 2890만배럴까지 증가하면서 2021년 생산량(2630만배럴)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OPEC 생산 규모는 평균 250만배럴 증가한 일평균 2880만배럴로 예상됐다.
벨란데라 에너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매니쉬 라즈는 "오미크론 확산에도 글로벌 원유 수요는 모든 운송수단에서 여전히 견조하다"면서 "지난 며칠 동안 유가가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오미크론 발병 전 수준 아래에 있다. 유가는 80달러 중반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