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호출 다음은 미들마일 물류?…30조원 시장 놓고 모빌리티 격전

      2022.01.16 06:00   수정 : 2022.01.16 06:00기사원문
티맵모빌리티가 지난 12월7일 T맵을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로 전면 개편했다. (티맵모빌리티 제공)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모빌리티 업계의 전장이 미들마일 물류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 차량 호출 중심의 모빌리티 시장은 구도가 정리된 상태인 반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물류 시장은 아직 디지털화가 더뎌 플랫폼 업계에서는 블루오션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최근까지 총 1000억원을 미들마일 물류 분야에 투자했다. 지난해 5월 미들마일 물류 시스템 업체 와이엘피(YLP)를 790억원에 100% 인수한 데 이어 지난 12월 해당 업체에 25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미들마일은 기업 대상 화물 운송 시장이다. 택배 등 소비자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라스트마일의 전 단계로, 원자재 혹은 완상품을 물류 창고로 옮기는 구간을 일컫는다. 기존에 해당 영역은 주요 사업자 없이 비체계적인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와이엘피는 여기에 디지털 플랫폼을 접목한 기업이다. 온라인 배차 시스템을 통해 기업과 운송 기사를 연결해준다. 빅데이터 기반 전국 단위 표준 단가 산출 시스템을 갖췄으며, 실시간 배차 및 정산 내역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와이엘피에 대한 투자는 사업 확장을 위한 건으로, 미드마일 물류 사업의 플랫폼 개발 및 사업 역량 강화, 현물 시장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인재 영입 등을 목적으로 진행됐다"며 "미들마일 물류 영역을 티맵 플랫폼에 편입시켜 화물 시장의 디지털화를 통해 시장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들마일은 현재 라스트마일 시장에 머물고 있는 모빌리티 업체들의 차기 격전지로 꼽힌다. 시장 규모에 비해 주요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며,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플랫폼 기업들이 접근하기 좋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미들마일 물류 시장 규모는 30조원으로 추산된다. 라스트마일(6조원)에 다섯 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화물운송주선사업자의 81%는 자본금 1억원 이하의 소규모 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의 업무가 수기·전화로 이뤄지고 있으며, 주선 거래도 현금 지급 방식이 대다수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지난해 8월 이든종합물류로부터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허가증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화물주인(화주)과 운송사업자(차주)를 중개·대리하는 사업이 가능해졌으며, 카카오T 퀵에서 경상용차를 활용한 대량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이를 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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