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혼외자 사찰' 남재준 前 국정원장, 무죄 확정
2022.01.16 09:26
수정 : 2022.01.16 09:26기사원문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정보를 사찰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던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조오영 전 청와대 행정관 역시 무죄가,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박근혜정부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채 전 총장은 지난 2013년 9월 불거진 혼외자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원세훈 전 국장원장에 대한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나서자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채 전 총장 사찰이 이뤄진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남 전 원장 등은 이 당시 한 아동의 생활기록부에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이고, 직업란에 과학자"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이를 검증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첩보에 대한 검증 지시를 했다'는 보고를 명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남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남 전 원장의 지시를 받고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은 유죄로 판단, 서 전 차장 징역 1년에 집유 2년 등을 선고했다.
2심 역시 "남 전 원장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남 전 원장에게는 무죄를, 서 전 차장 등 국정원 직원들에게는 "이 사건 정보 수집 과정·목적 등 다양한 사정에 비춰봤을 때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부분은 정당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조 전 행정관의 경우 위증죄 혐의에 대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 볼 수 없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에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이와 함께 채 전 총장의 혼외자와 관련된 가족관계정보를 무단 열람하고 개인정보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조이제 전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은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국장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국정원 직원 송모씨는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다.
송씨는 국정원 정보관으로 활동하던 지난 2013년 조 전 국장으로부터 채 전 총장 혼외자 정보를 전달받은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조 전 국장에게 징역 8개월을, 송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 조 전 국장과 송씨 모두 벌금형으로 형량이 줄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