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파격 "연봉 100억원 인재 구인"
2022.01.16 13:56
수정 : 2022.01.16 15:20기사원문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야나이 회장은 연봉 10억엔의 인재상에 대해 "컨설턴트나 대기업 출신자가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사업을 백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억엔 연봉은 야나이 회장 본인의 연봉(4억엔, 41억6000만원)보다도 2.5배 많은 것이다. 또 일본기업 경력직 채용자 평균 연봉의 200배를 넘는 수준이다. 일본에서 경력직으로 채용된 사람의 첫 해 연봉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평균 453만엔(약 4700만원)이고, 의류를 포함한 유통·소매·음식 업종에선 이보다 적은 406만엔(4230만원)으로 조사됐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직원수(2021년 8월말 기준)는 약 5만6000명이며, 유니클로 등의 종업원을 제외한 본부 사원은 약 1600명이다. 그 중 대부분이 경력직들이다. 이들의 평균 연수입은 약 960만엔(1억원)이다.
야나이 회장이 찾고 있는 100억원 연봉의 인재란, 구글·아마존 등에 대적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새 수익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이른바 전자상거래 또는 디지털 인재를 말한다. 최근 경제안보 리스크로 부상한 공급망 관련 인재도 포함된다.
야나이 회장은 "미래 유니클로의 경쟁자는 '자라(ZARA, 스페인 패션기업)보다 가파(GAFA,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구글이 인터넷 통신판매 기업과 함께 온라인 상거래 분야 강화에 나섰으며, 야후 재팬 등 일본 내 IT기업들도 온라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단 의류 산업뿐만은 아니겠으나, IT기업의 플랫폼 확장에 유니클로 역시 적지않은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만들어 팔기만 할 게 아니라 판매망 플랫폼 전쟁에 가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닛케이는 종신고용에 바탕을 둔 일본 기업의 현 급여 체계는 연공 색채가 강하다며 국내 의류업계를 대표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 파격적인 연봉을 앞세워 경력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일본 기업의 급여 체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딜로이트 토마츠그룹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일본 최고경영 책임자(CEO)의 보수 총액 평균은 1억2000만엔, 미국은 15억8000만엔으로, 미일의 CEO보수 격차는 전년의 12배에서 13배로 확대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