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잇단 악재… 디지털위안, 글로벌 데뷔 ‘먹구름’
2022.01.17 17:46
수정 : 2022.01.17 17:46기사원문
■구글플레이·앱스토어 등 글로벌 시장 조준했지만...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중국 방문객들은 숙박 및 교통, 식당 등을 이용할 때 △디지털위안 전용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내려 받거나 △디지털위안을 저장할 수 있는 실물카드를 발급 받거나 △달러 등 외환을 디지털위안으로 환전해주는 ATM을 통해 현지에서 디지털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2014년부터 디지털위안 개발을 추진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디지털위안을 확산시킨다는 복안으로 최근 몇년 간 일부 지역에서 디지털위안 사용 테스트도 진행해 왔다. 2021년 11월 기준 1억4000만명이 디지털위안 지갑을 스마트폰에 내려 받았다. 또 2021년 10월 현재 디지털위안 거래액은 620억위안(약 1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달 초 인민은행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 디지털위안 지갑 앱을 업로드했다. 또 텐센트의 메시징 앱인 위챗에서도 디지털위안을 지원할 계획이다. 위챗은 중국 내 10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외교적 보이콧 확대 및 코로나19가 걸림돌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디지털위안의 사용성을 전세계에 대대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내에서 간편결제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사용이 압도적인 가운데, 중국 정부는 금융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실제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장 등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결제는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위안화 현금, 스폰서인 비자카드, 디지털위안 결제만 지원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국가들이 있는 데다,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중국 정부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지는 미지수다.
현재 미국 주도 하에 영국, 호주, 캐나다, 스웨덴, 덴마크 등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인사를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해 7월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은 보안 우려를 이유로 미국 선수들이 현지에서 디지털위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미국 올림픽위원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해외 관광객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람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규모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스크컨설팅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리올로 실장은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위안 사용이 증가하더라도 인기 결제플랫폼인 위챗페이와 알리페이에 비해 사용량이 매우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국이 세금 등 청구를 디지털위안으로만 하게 하거나, 디지털위안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사용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