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업고 12시간 걸어 백신 맞혔는데 숨진 아버지, 브라질 원주민의 슬픈 사연

      2022.01.18 08:31   수정 : 2022.01.18 17: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브라질 아마존의 원주민이 자신의 아버지를 등에 업고 왕복 12시간을 걸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시켰지만 그의 아버지는 결국 사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오늘 18일 BBC에 따르면 아마존 원주민인 '조예족' 타위는 아버지 와후를 업고 아마존 밀림에 설치된 임시 코로나 백신접종센터를 지난해 1월 찾았다. 이들은 아마존의 수풀을 헤치며 6시간을 걸어 백신접종센터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코로나 백신을 맞자 그의 아들 타위는 아버지를 업고 다시 6시간을 걸어 마을로 돌아갔다.

이 아버지와 아들의 사연은 아마존에서 의료 활동을 하는 에릭 제닝스 시모스 박사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며 알려졌다.
시모스 박사는 아버지 와후는 백신 접종 당시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들 타위는 아버지 건강이 코로나로 인해 더 나빠질까 걱정돼 12시간 동안 업고 걸은 것이다.

시모스 박사는 "부자간 사랑을 보여준 아름다운 광경이다. 새해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사진을 올렸다"고 전했다. 안타깝게도 와후는 지난해 9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은 불명이다. 그의 아들 타위는 최근 3차 접종도 받았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브라질 현지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원주민은 853명이다. 하지만 비정부기구인 브라질원주민협회(APIB)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2020년 3월부터 1년간 원주민이 1000명 넘게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질 현지 보건 당국은 지난해 1월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원주민을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밀림 곳곳에 흩어져 사는 원주민을 찾는 일은 쉽은 상황이다.
타위와 와후가 속한 조예족도 인구가 320여명에 불과한데 축구 경기장 120만개에 달하는 크기의 밀림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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