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한방울, 품격 한스푼"… 유통가 프리미엄 식료품 열풍

      2022.01.19 17:17   수정 : 2022.01.19 17:40기사원문
#. 직장인 안수정씨는 최근 식료품 쇼핑에 푹 빠졌다. 간단하면서도 멋스러운 요리 사진을 찍어 SNS에 자랑하는 재미에 빠졌기 때문. 안씨는 "최근에는 인기 그로서리(직료품)숍에서 타르타르 소스를 샀는데 그곳에서 알려준 레시피 대로 구운 식빵 위에 타르타르 소스를 두툼하게 바르고, 그 위에 반숙란을 예쁘게 썰어 올렸더니 근사한 요리가 되더라"고 전했다.

캐비아, 트러플 오일, 그래놀라, 하몽 등 이색적인 식재료나 식료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쉽고 간단하게 요리의 풍미를 올려주는 프리미엄 식재료가 인기를 끌면서 유통업계도 프리미엄 그로서리와 손잡고 팝업을 열거나 설 선물세트를 품목을 대폭 늘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식자재 매출은 2020~2021년 연평균 35% 이상 신장했으며, 올해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구매고객 가운데 MZ세대의 매출은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프리미엄 식자재를 구입한 2030세대의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음식을 통해 해외 여행에 대한 대리 만족을 느끼는 MZ세대의 영향으로 향신료 등 이색 소스의 경우 2030세대의 매출 구성비가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풍미를 높여주는 프리미엄 오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의 프리미엄 오일 매출은 27.6%, 아보카도 오일은 17.8% 증가했다. 오메가3와 리그난이 풍부하게 함유된 유기농 구스티 아마씨오일, 비타민E가 들어간 브로슈낭 아르간 오일 등 기능성 오일도 두 자릿수 신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프리미엄 식료품 인기에 힘입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본점에 서울 망원동의 유명 그로서리샵 '크레타 마켓'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직접 만든 그레놀라를 비롯해 타르타르소스, 쪽파 크림치즈 등 각종 소스, 와인, 치즈 등을 판매해 젊은층의 인기를 얻은 곳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3층 의류 브랜드 속에 식료품점이라는 신선한 콘텐츠로 고객의 눈길을 끌었다.

설을 앞두고 '프리미엄 식료품' 선물세트도 대폭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 선물세트 중 '프리미엄 그로서리 세트' 품목을 지난해 설에 비해 50% 늘렸다. 특히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오일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대표 상품은 올리브 오일 세트다. 이 가운데 '로렌조 올리브 오일&말레티레냐니 파밀리아 발사믹 50년산 세트'의 경우 30만원이 넘는다. 이 밖에 '산줄리아노 비나그룸 그로서리 세트 '사바티노 트러플 오일&솔트 세트' 등 10품목 이상으로 구성했다.

권순철 롯데백화점 그로서리 치프바이어는 "몇년 전만 해도 프리미엄 그로서리 선물세트는 구색 맞추기에 가까웠으나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설 3종이었던 프리미엄 오일 세트를 올해 9종으로 확대했다. 이마트는 스페인 왕실에서 사용하는 '오로바일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세트'와 함께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냉압착 공법으로 추출한 '그로브 아보카도 오일 세트' 등을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Z세대들이 다양한 요리예능을 보고 자라 식자재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열풍까지 더해져 당분간 프리미엄 식료품에 대한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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