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에서 식탁까지 딱 하루… 신선식품 배송혁명 이끈다

      2022.01.19 17:42   수정 : 2022.01.19 17:47기사원문

마켓컬리 물류센터에는 '하루살이'가 있다. 여름철에 자주 마주치는, 짧은 생을 사는 그 곤충 얘기가 아니다. 물류센터에 잠시 들렀다 가는 극신선식품을 이 곳에선 '하루살이'로 부른다.

생산 후 '딱' 하루만 판매하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는 마켓컬리 측의 설명이다. 19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하루살이 상품은 당일입고,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생산·수확에서 고객 식탁까지 전달되는 시간을 최대 48시간 이내로 맞추고 있다.
이렇게 하려면 신선도 유지를 위해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직거래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 고객이 마켓컬리에서 하루살이 상품을 주문하면 생산지에서 바로 마켓컬리 물류센터로 이동시켜 다시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오늘 수확, 오늘 배송

하루살이 상품에는 동일 업계 대비 짧은 판매기한 개념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대형마트는 엽채소를 보통 5일의 판매기한을 두고 판매하지만 마켓컬리는 하루 혹은 길어야 이틀만 판다. '오늘 수확한 채소는 오늘 배송한다'는 하루살이 상품의 관리방침 때문이다.

이러한 마켓컬리의 하루살이 상품의 비중은 전체 식품 가운데 약 10%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하루살이 상품은 바지락, 돌문어, 가리비, 해삼 등의 수산물이 있다. 모두 '삼삼해물' 브랜드의 수산물로, 매일 경남 거제도에서 올라온다. 당일 수확해 포장한 살아있는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신선한 상태로 배송하기 위해 '단 하루'만 판매한다. 특히 수산물은 다른 카테고리와 다르게 살아있는 생물을 판매하기 때문에 더욱 엄격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중에서는 '도리깨침' 브랜드의 월남쌈과 구절판이 하루살이 상품이다. 칼에 닿은 재료들은 신선도가 빠르게 낮아지기 때문에, 마켓컬리와 해당 협력사는 매일 생산, 매일 입고 방식으로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하루살이 상품은 전일 또는 당일 산지에서 수확하거나 업체에서 생산해 오후 4시까지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입고되면 샛별배송 주문 마감시간(당일 밤 11시)까지 판매된 제품은 다음날 새벽 1시부터 냉장차량으로 출고돼 아침 7시까지 고객에게 배송된다. 주문 마감까지 판매되지 않는 하루살이 상품은 전량 폐기된다.

■폐기율도 과학적으로 낮췄다

마켓컬리는 하루살이 상품의 폐기율을 1%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하루 최대 16~17만 건에 이르는 주문 상품의 폐기율을 1% 이내로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꼽는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 수집·분석 시스템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는 머신러닝을 통해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래 발생할 주문을 예측한다. 이렇게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한 선주문 시스템이 폐기율을 낮출 수 있는 이유다.

마켓컬리는 상품 할인율을 변동해 재고관리를 최적화한다. 상품 단위와 시간대별로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 특성과 고객 반응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품절이나 폐기 발생률을 낮춘다.

그 결과 마켓컬리 폐기율은 2~3%인 일반 대형마트의 절반 이하 수준인 1%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폐기를 줄이기 위해 각 시간대별로 고객이 장바구니에 넣고싶어 할 만한 최적의 할인률을 뽑아서 적용하다보니 극신선제품임에도 폐기율이 낮다"고 강조했다.

■포장법도 '신선도 극대화'

하루살이 상품을 신선하게 배송하기 위해 포장법까지 신경을 쓴다. 마켓컬리는 전남 완도 바다에서 기른 전복을 살아있는 채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바닷물과 산소를 넣은 팩에 전복을 넣어 바다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배송하고 있다. 9월부터 12월까지 제철인 광어회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배송하기 위해 'MAP포장법'을 적용하고 있다. MAP는 회의 특성에 맞게 혼합가스를 충천해 밀봉하는 방식이다. 마켓컬리는 이러한 상품 1차 포장뿐만 아니라 배송을 위한 2차 포장에서도 포장시간에 따라 주문 상품에 넣는 보냉재의 수량을 달리하는 등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차별화된 포장법을 도입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이렇게 까다로운 관리를 지속하는 이유는 2015년 서비스 초기부터 이어온 품질 우선주의 철학 때문이다.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신선도와 품질이 잘 유지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라는 대원칙이 바탕에 깔려 있다. 생산·수확 후 고객이 소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과 제품 선도에 영향을 주는 온도·습도 관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운영해온 것이 성장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원래 신신식품에는 유통기한이라는 것이 없다. 소비자가 신선하게 보관하고 섭취 기한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컬리는 상품마다 사용 패턴을 분석해 판매기한을 만들었고, 수확한지 하루 이틀 안에 판매하는 하루살이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기한을 넘긴 상품은 아무 문제가 없어도 모두 폐기할 만큼 신선도와 품질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