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유전자가위 mRNA 혈우병 치료제 연구성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게재
2022.01.24 09:27
수정 : 2022.01.24 09: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툴젠은 서울대학교 염수청 교수팀, 이화여대 이혁진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A형 및 B형 혈우병 생쥐에게 mRNA(메신저리보핵산) 약물을 체내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혁신적인 혈우병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SCIE급)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In vivo delivery of CRISPR-Cas9 using lipid nanoparticles enables antithrombin gene editing for sustainable hemophilia A and B therapy'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번에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는 간에서 발현하는 안티트롬빈을 저해하는 유전자교정 치료제 개발 연구다.
피가 멎지 않는 질환인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데 치료제 시장이 10조원에 달할 정도로 유전질환 중에서도 환자 수가 많은 편이다. 대표적 종류로는 Factor8의 돌연변이에 의한 A형 혈우병 및 Factor9 돌연변이에 의한 B형 혈우병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응고 단백질 제제는 반감기가 짧아 며칠에서 몇 주에 한 번씩 평생 동안 투여를 받아야 했다. 결핍한 응고인자를 단백질 치료로 보충 받을 경우 응고인자에 대해 인히비터(inhibitor)라고 부르는 항체가 생겨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현재 혈우병 치료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2가지 이슈는 한 번의 주사로 긴 치료지속기간을 제공하는 치료법 그리고 항체를 보유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항체를 보유한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로슈의 헴리브라(Hemlibra)라는 이중항체가 2017년에 승인받았다. 2021년 상반기에만 1조5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보이면서 혈우병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다만 헴리브라는 A형 혈우병 환자에만 적용될 수 있고 여전히 한 달에 한번씩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여러 유전자 치료 후보들이 혈우병의 장기적 치료 또는 항체 보유 환자 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있지만 이것들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임상시험에서 거의 시도되고 있지 않다.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는 기존 응고인자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생겨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포함해 거의 모든 혈우병 환자들을 치료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치료 전략에 관한 것이다. 연구팀이 시도한 방법은 혈우병 치료에서 부족한 응고인자를 직접 채워주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또 다른 응고전달 통로에 관여하는 안티트롬빈 유전자를 조절해 혈액응고에 필수적인 트롬빈 형성을 회복시키는 일종의 우회전략(Bypassing)이다.
공동 연구팀은 안티트롬빈 유전자에 대한 유전자가위(CRISPR) mRNA를 지질나노입자(LNP)로 전달하는 방법을 통해 혈중 안티트롬빈 양을 70% 이상 감소시키고 이 효과가 최소 10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두 가지 중증 혈우병 모델인 F8-인트론22역위(A형) 및 F9-녹아웃(B형) 실험쥐에 주입했을 때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트롬빈 형성에 대한 전체적인 지표들이 효율적으로 개선되는 결과를 입증했다.
툴젠 연구책임자인 치료제사업본부 송동우 박사는“AAV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 및 siRNA치료 후보들이 혈우병의 장기적 치료 또는 inhibitor 를 보유한 환자 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있지만 이것들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임상시험에서 거의 시도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수일 안에 체내에서 대사될 수 있는 지질나노입자(LNP)를 사용함으로써 필요한 시간 동안만 유전자교정 도구를 세포에 노출시키는 비교적 안전한 방법을 사용했다.
이혁진 이화여대 교수는 “본 연구에 사용된 이온화 LNP는 기존 양이온 LNP의 낮은 전달효율과 독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됐으며, 크리스퍼는 원하는 교정을 위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생체 내에서 반감기가 짧은 LNP가 바이러스 전달체보다는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더 적합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김영호 툴젠 대표이사는 "혈우병은 유전질환 중에서도 환자수가 꽤 많아 현재도 10조 이상의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제품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앞으로 진행할 비임상 시험 등을 빠르게 잘 마쳐 임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2017M3A9B4061406, 2020R1A2C2004364), 교육부(2018R1A5A2025286)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21173MFDS562)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