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불출마" 586용퇴 물꼬 튼 宋… 인적쇄신 효과 미지수

      2022.01.25 18:05   수정 : 2022.01.25 18:05기사원문
586그룹 맏형 격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정치교체를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밝혀 586용퇴론의 물꼬를 텄다. 앞서 전날에는 이재명 후보 측근그룹 7인회가 "재집권 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며 2선 후퇴를 선언하는 등 설 명절을 앞두고 여당 내 쇄신론이 연일 분출하며 최대 분수령을 맞는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지지율 반등을 위한 극약처방으로 승부수 띄우기에 나선 걸로 풀이된다.

다만 586용퇴론이 벌써 내부반발로 미풍에 그칠 우려가 나오는 데다 이날 송 대표가 내놓은 3·9 국회의원 재보궐 무공천이나 이상직·윤미향 의원 제명안도 재탕, 삼탕 비판을 받고 있어 기대한 만큼 쇄신효과가 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극약처방 宋대표 "나부터 불출마"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서 요구하고 계신, 자기혁신과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정치의 본령,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며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는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586그룹' 맏형 격으로 향후 586그룹 연쇄 불출마 선언의 도화선이 될지 주목된다.

송 대표는 이어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민주화와 사회 변화에 헌신했고, 세 번의 민주 정부 탄생과 성공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또 총선에서 동일 지역 3선 연속 출마를 금지하는 법안도 조만간 입법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주요 지역 중진들의 대거 물갈이를 예고해 당내 일부 반발도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또 3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 가운데 서울 종로(이낙연·자진사퇴), 경기 안성(이규민·선거법위반), 충북 청주상당(정정순·선거법 위반) 3곳에 무공천을 하기로 했다.

이들 3곳은 재보궐 귀책 사유가 민주당에 있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재판 중인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에 대해서도 의원 제명안 본회의 의결도 신속 처리키로 했다. 이들은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상태다. 윤미향·이상직 의원은 민주당 소속에서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다. 다만 이번 송 대표의 쇄신안을 두고 새로울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미 무공천은 예고했던 내용이고 윤미향, 이상직 의원 제명건은 미뤘다 뒤늦게 포함한 것"이라며 "쇄신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586그룹 전성시대 저무나

대선 위기론이 커진 가운데 촉발된 586그룹 용퇴론에 이들의 운명이 다시 기로에 놓이게 됐다.

다만 당내에선 이번 용퇴론을 두고 아직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586용퇴론은 문재인정부에서만 벌써 두번째로 첫 용퇴론은 용두사미가 된 게 원인이다.

또 용퇴론이 무위로 돌아가거나 적전분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19년에도 총선을 앞두고 조국사태 책임론을 이유로 586 용퇴론과 세대교체 바람이 거셋지만 결국 미풍에 그쳤다.

표창원 전 의원과 함께 용퇴론을 촉발시킨 이철희 전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며 "이제는 갈 때다. 때를 알고 조금 일찍 떠나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3년만에 다시 용퇴론이 반복되며 586그룹은 최대 위기에 몰렸다. 박영훈 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이날 SNS에 "송 대표의 불출마 용단에 감사하다"면서 "이제 586 선배들이 화답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586그룹의 정치 입문은 1990년대 말 세대교체론이 그 출발점으로 아이러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피 수혈로 정치권 입성의 물꼬를 텄다. 이들은 참여정부 때 탄핵사태 뒤 신진 세력으로 급성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주요 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배출하는 등 사실상 현 정부가 586정권으로 불리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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