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소비에 역성장 탈출했지만… 올해 2% 후반 성장 전망
2022.01.25 18:08
수정 : 2022.01.25 18:08기사원문
■반짝 소비에 역성장 탈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률 4% 달성은 코로나19를 회복하면서 역성장에서 탈출한 게 그 나름의 성과라는 평가다. 코로나가 발생한 전년도에서 민간소비와 수출이 증가로 전환하고, 설비투자와 정부소비는 증가를 지속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증가로 전환했다. 이 같은 회복세는 과거 글로벌 위기 시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의 회복세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위기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GDP 성장률은 2.2%였다. 코로나 이후인 2020년엔 -0.9%로 떨어졌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4.0%로 반등한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2년간 평균 성장률은 약 1.5%였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과거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난 1998년 -5.1%에서 1999년 11.5%로 2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8%였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2010년은 6.8%로 2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8%였다"며 "과거 위기 시와 비교하면 위기 원인이 다르고 경제 규모, 성장률 추이가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코로나19 이후 성장률 역시 상당한 수준의 회복세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성장률이 반등한 이유 중 하나는 두 차례에 걸친 약 5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이 작용하고 있다. 이 추경이 민간소비로 이전되면서 반짝소비를 이끌어냈다는 것. 동시에 수출이 뒷받침했다. 즉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를 비롯, 시장상황이 호조되면서 우리 수출이 전반적으로 견실하게 증가한 것이다.
■몰려드는 악재에 3% 성장 적신호
그러나 올해 성장률은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병목현상을 비롯해 물가상승, 중국의 경제 리스크, 오미크론 확산 등이 위험요소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성장률은 전년도 기저효과가 작용했지만, 올해 성장률엔 악재만 가득하다. 당장 올해 1·4분기 성장률부터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외적으론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화긴축 정책도 경기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대내적으론 한은이 1월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2월에도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벌써부터 하락세로 휘청거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주요 경제기관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게 잡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내다봤고,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경제기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정부 추경과 수출 호조,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억지로 성장률을 4%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호재보다는 악재만 가득해 3%는커녕 2%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