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우크라 침공' 저지위한 경제·군사 압박↑…푸틴 제재도 시사

      2022.01.26 13:03   수정 : 2022.01.26 13:59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의 작은 의류·선물 매장을 방문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독일 루민에 위치한 가스 송유관 '노르트 스트림 2' 표지판. © 로이터=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CNN방송 갈무리) © News1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와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초점을 두면서도 러시아의 오판을 막기 위한 경제·군사적 압박 수위도 끌어 올리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수출통제와 금융 제재를 비롯한 초강력 경제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더해 8500명 정도의 미군을 동유럽에 파병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금융제재에 수출통제 조치…푸틴, 개인 제재 가능성도 시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에 나섰을 때 고려되지 않았던 초강력 경제적 제재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2014년 당시 단계적 제재를 시행했던 것과 달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라를 침공할 경우 곧바로 러시아에 대한 최고 수위의 금융 제재를 시행해 러시아 주식시장의 대량매도 심화, 차입 비용 증가, 통화가치 하락, 채무불이행 위험 등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구상이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25일(현지시간) 이같은 금융 제재에 대해 "시행 당일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를 통해 중기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에게 타격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수출통제 조치는 미국의 장비나 소프트웨어, 기술에 기반한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것으로,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중국의 거대 통신업체인 '화웨이'를 압박했던 방식을 차용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제품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항공우주와 국방, 레이저 및 센서, 해양,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양자컴퓨팅 등 푸틴 대통령이 공을 들여온 최첨단 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제품들의 수출을 차단해 러시아의 중요 산업 분야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이들 분야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의 다각화를 위해 내세운 분야들"이라며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검토하고 있는 수출통제 방안들은 푸틴 대통령의 전략적 야망에 타격을 줄 것이며, 푸틴 대통령에게 중요한 분야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러시아가 이런 분야를 발전시키려면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들만이 생산하는 기술과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러시아의 생산능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러시아가 경제를 다각화할 수 있는 능력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개인을 직접 제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美, 러 천연가스 및 원유 수출 중단 대비…추가생산 조율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준비하면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및 원유 공급 중단 등 러시아의 맞불 카드에 대한 대응 방안도 집중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로 얻는 수입이 러시아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도 쉽사리 '중단' 카드를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를 결단하더라도 이미 러시아가 천연가스 등의 공급량을 대폭 줄인 터라 추가 공급라인 확보 등을 통해 유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와 원유 공급 중단을 지렛대로 삼으려고 하는 데 대해 "석유 및 가스 수출 수입은 러시아 (수출 수입의) 3분의2 이고, 러시아 연방 예산 수입의 약 절반"이라며 "따라서 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비대칭적인 이점이 아니라 상호의존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부터 아시아와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천연가스에 대한 추가 생산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위당국자는 "유럽이 겨울과 봄을 버틸 수 있도록 우리는 잠재적 부족량의 상당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대체 공급을 보장할 준비가 돼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美軍 8500명 투입 준비…병력 증강 가능성도 시사

이와 함께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8500명가량의 미군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엔 82공수사단과 101공수사단 병력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전날(24일) 미군 8500명이 배치 준비 명령을 통지받았으며, 임무에 투입될 경우 나토의 신속 대응군(NRF)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있는 러시아 병력을 계속 증강할 경우 이에 맞서 미군의 투입 병력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배치 준비에 들어간 8500명의 병력은 현재 미국내에 있는 병력들이라고 설명하면서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수만명의 미군의 투입 가능성도 거론했다.

미국은 다만, 이번 병력 투입이 미국의 단독 작전이 아니라 나토 작전의 일부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8500명의 병력에 대해 "나토군의 일원"이라고 했다.

미국은 또 미군 병력을 투입하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미군 병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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