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대부분 수익률 낮은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
2022.01.28 11:17
수정 : 2022.01.28 11: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대부분이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 지원으로 퇴직연금 업권별 사업자 33개 금융사의 2019년 9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퇴직연금 DC · IRP형 수익률 · 수수료 비교 및 소비자 인식 실태조사해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근로자의 안정적인 퇴직금 준비를 위한 퇴직연금은 매년 신장율 24.2%, 퇴직연금 잔액은 255조(통계청 2020년 12월 기준)에 달한다.
조사기간의 퇴직연금 DC·IRP형 평균적립금은 92.9조원이며 대부분의 적립금(72.9조, 78.51%)을 원리금보장형에 운용했다. 그 수익률은 물가상승률 2.5%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1.7%이며. 평균수익률은 3.33%에 이른다.
퇴직연금 업권별 사업자 33개 금융사의 퇴직연금 DC형+IRP 수익률 조사한 결과 적립금의 78.5%를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해 평균수익률이 3.33%이고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10.69%로서 원리금보장형 수익률 1.70%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사업자별 DC형+IRP형 합계수익률이 가장 높은 금융사는 신영증권이 7.60%, 원리금보장형은 흥국생명보험 2.17%, 실적배당형은 IBK연금보험 15.50%이었다.
DC형 합계수익률은 미래에셋증권이 7.29%, 원리금보장형은 IBK연금보험 2.25%, 실적배당형도 IBK연금보험이 19.38%이며, IRP형 합계수익률은 신영증권 8.04%, 원금보장형은 롯대손해보험 2.11%, 실적배당형은 광주은행 15.02%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가입자인 근로자 50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퇴직연금 DC형 및 IRP 가입자의 금융회사 만족도는 대체로 높았지만 가입자의 83.7%는 1년 이내 적립금 운영상품을 변경하지 않았다.
변경절차도 모르는 가입자가 40.9%에 달했으며, 근로자가 수수료를 납부하는 IRP 수수료율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적립금 운용 변경절차 및 수수료 부담에 대한 정보제공이 근로자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공시하고 있는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와 IRP의 2019년 3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분기별 적립금을 반영한 가중평균수익률의 금융사 평균수익률은 3.33%였다.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실적배당 비중(48.62%)이 높은 증권사가 6.34%로 가장 높고, 실적배당 비중(6.66%)이 낮은 손보사가 2.50%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금융사 평균 수익률은 1.70%로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높고, 실적배당형의 평균 수익률은 10.69%로 원리금보장형 수익률보다 6배 높다.
퇴직 적립금 운용방법이 원리금 보장형이 78.51%, 실적배당형이 21.49%로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돼 저금리 영향으로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사업자별 합계수익률은 타업권 대비 실적배당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1~9위까지 차지했고, 이어서 생보사, 은행, 손보사 순으로 수익률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1~2년간 주식시장 활황이 퇴직연금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업권별 수익률이 높은 사업자로 증권사는 신영증권 7.60%(1위) 미레에셋증권 7.25% (2위), 한국투자증권 6.5% (3위), 생보사는 교보생명 4.32%(10위) 미래에셋생명 4.31%(11위), 은행은 신한은행 3.18%(13위) 하나은행 3.06%(15위) KB국민은행 2.96%(16위) 순이며, 손보사는 KB손해보험 2.81%(17위)이다.
상품운용별로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흥국생명이 2.17%로 가장 높고, 이어 롯데손해보험 2.16%, IBK연금보험 2.15% 순이며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IBK연금보험 15.5%로 가장 높고, 이어 교보생명 13.09%, KB증권 12.66% 순이다.
DC형에서도 합계수익률은 실적배당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1~9위까지 차지했고, 이어 생명보험, 손해보험, 은행 순이었다.
상품운용별로 원리금보장형은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율보증 보험계약으로 운용하고 있는 보험사가 높고, 이어 증권사, 은행 순이며 실적배당형은 증권사가 강세이나 생보사가 1위를 차지하는 등 증권·생보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고 손보사, 은행 순으로 수익률 분포를 보이고 있다.
DC 합계수익률은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이 각각 7.29%로 가장 높고, 이어 삼성증권 6.58% 순이다. 상품운용별로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IBK연금보험이 2.25%로 가장 높고, 이어 미래에셋증권 2.21%, 흥국생명 2.19% 순이고, 실적배당형은 IBK연금보험이 19.38%로 가장 높고, 이어 하나금융투자 13.30%, 교보생명 12.96% 순이다.
IRP에서도 합계수익률은 증권사가 1~9위까지 차지했다. 이어 은행, 생보사, 손보사 순이다. 은행이 IRP 시장점유율이 약 69%로 높고, 실적배당형도 11%인 DC에 비해 24%로 증권사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운용상품별로는 원리금보장형수익률은 보험사가 강세이고 이어 증권사, 은행 순이고, 실적배당형은 증권사가 강세이며 이어 은행, 손보사, 생보사 순이나 수익률 1위를 은행이 차지하는 등 DC형과 달리 업권별 순위가 혼재돼 있다.
IRP 합계수익률은 신영증권이 8.04%로 가장 높고, 이어 미래에셋증권 7.19% 한국투자증권 7.10% 순이고 상품운용별로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롯데손해보험이 2.11%로 가장 높고, 이어 LBK연금보험 2.04%, 현대화재해상 1.89% 순이며 실적배당형은 광주은행이 15.02%로 가장 높고, 이어 교보생명 13.80%, KB증권 13.63% 순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퇴직연금 사업자가 공시하는 수수료 중 원금보장형 수수료로 DB형은 최소 0.2∼최대 0.7%, DC형은 최소 0.2∼최대 1.4%로 적립금 규모가 커질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진다.
IRP형는 규모와 관계없이 사업자별 단일 수수료인 최소 0.0∼최대 0.6%이다. 실적배당형 상품단위수수료는 신탁계약인 경우 최소 0.6∼최대 0.8%이며 보험계약은 최소 0.51∼최대 0.71%이다. IRP의 경우 최근 증권사 중심으로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 제로화 움직임이 반영돼 공시되는 수수료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운용관리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외 상품단위수수료까지 포함한 총비용부담율은 전체 금융사 평균은 0.477%였다. 은행이 0.538%로 높고, 이어 손보사 0.487%, 생보사 0.424%, 증권사 0.407% 순으로 낮다. 제도별로는 DC형이 0.622%로 가장 높고, 이어 IRP형 0.481%, DB형 0.416% 순이다. DC형의 총비용부담율이 높은 것은 타 제도보다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부 제도별·업권별로 DB형은 은행이 0.516%로 높고, 손보사 0.463%, 생보사 0.380%, 증권사 0.255%, DC형은 증권사 0.825%, 손보사 0.690%, 생보사 0.640%, 은행 0.611%, IRP는 증권사 0.595%, 은행 0.454%, 생보사 0.447%, 손보사 0.371% 순으로 낮다. DC형과 IRP에서 증권사의 공시된 수수료율은 최저인 반면, 실제 총비용부담율은 가장 높게 나타났다.
DB, DC는 사용자(기업)가 수수료를 부담하고,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해당 기업 근로자에게 귀속되는 반면 IRP는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많지 않고 일일이 제공받기도 어렵지만 가입자가 DB형보다 높은 총비용부담율을 부담하고 있다.
IRP 총비용부담율의 전체 평균이 0.481%는 DB보다 높고, 가입자들이 제공받는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다. 더구나 상품단위수수료는 숨겨진 수수료로서 가입자가 인식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설문조사는 2021년 8월 18일부터 8월 23일까지 비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DC형 퇴직연금을 가입한 근로자 5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 중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복수응답자는556명으로 은행 62.2%(346명), 증권사 14.2%(79명), 생보사 11.3%(63명), 손보사 4.5%(25명), 근로복지공단 7.7%(43명)의 분포를 보였고 성별은 남 50.5% 여 49.5% 비슷했다.
종업원 수가 적을수록 은행 가입률(30∼40명 82.8%. 5∼9명 73.9%)이 높고, 종업원이 많을수록 증권사 가입률(300명 이상 18.4%)과 생보사(300명 이상 16.7%)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IRP형에 가입한 복수응답자는 548명으로 은행 62.0%(340명), 증권사 17.0% (93명), 생보사 10.2%(56명), 손보사 30명(5.5%), 근로복지공단 5.3%(29명) 순이며 성별은 남 50.7%, 여 49.3%이며 DC형과 마찬가지로 종업원이 적을수록 은행 가입률(30∼40명 82.5%, 10∼29명 73.9%)이 높고, 종업원이 많을수록 증권사 가입률(300명이상 21.2%)와 생보사(300명 이상 14.7%)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DC형과 IRP 가입 기관이 같은 비중은 은행이 81.7%로 가장 높고, 이어 증권사 66.0%, 손보사 56.8%, 생보사 55.6%, 근로복지공단 43.3% 순이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적립금 운용방식으로 원리금보장형 49.4%(249명), 혼합형 21.2%(107명), 실적배당형 15.3%(77명), 모른다 14.1%(71명)였다.
대체로 퇴직연금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운용방식으로 원리금보장형이 43.8%(221명) 여전히 높으나, 혼합형이 38.1%(192명)로 크게 증가해 가입자들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정책을 기존 전체 가입자에서 일반투자자인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형 가입자 중심 및 적립금 운용과 관련해 가입단계 정보제공에서 유지단계 정보 및 금융컨설팅 제공으로 포커스를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가입상품, 운용방식, 수익률, 수수료 등에 대한 정보 제공과 함께 운용상품 변경 절차, 방식 등 리밸런싱에 대한 정보도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하도록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수수료는 기업이 부담하는 DB형 DC형보다 근로자가 부담하는 IRP 수수료(총비용 부담액) 인하에 집중해야 하고 총비용 부담액 및 부담률 등에 대한 정보도 주기적으로 제공하며, 서비스 제공에 대한 적정 대가로서의 항목별 수수료 체계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준범 교수(성균관대 겸임)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저수익률 문제가 근로자 노후소득 확보에 최대이슈 사항으로 부각됐다"며 "그동안 전체 퇴직연금제도 대상으로 펼친 수익률 제고 및 수수료 인하정책에서 보다 실효성을 담보하도록 일반투자자인 근로자 중심으로 수익률 및 수수료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