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할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이 술술.. 00으로 바꾸세요
2022.01.29 08:45
수정 : 2022.01.31 01:27기사원문
설거지하고 난 뒤 아크릴 수세미의 짧은 섬유들이 그릇이나 거름망에 끼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아크릴 섬유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합성 섬유다. 이렇게 합성 섬유에서 나온 조각들은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아크릴 뜨개 수세미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양한 형태의 합성 수세미들도 사용하다 보면 조각들이 떨어져 점점 작아진다. 이런 합성 수세미를 사용하면 설거지 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생긴다.
미세플라스틱을 만드는 합성 수세미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수세미는 많다. 천연 수세미는 수세미, 스펀지, 설거지용 브러시, 코코넛 수세미 등이 있다. 이 중 수세미와 스펀지를 직접 써봤다.
식물 섬유질 수세미와 바다 동물 스펀지
식물 섬유질인 수세미는 수세미오이의 열매다. 수세미오이의 열매는 가을이 되면 섬유질이 차오른다. 이를 수확해 삶고 껍질을 벗겨내 잘 말리면 설거지용 수세미로 사용할 수 있다.
손질하지 않은 원형 상태의 건조 수세미는 30cm~60cm의 정도로 길다. 원형의 수세미를 가위로 잘라 사용하는데, 사용 용도에 따라 맞춤으로 손질 할 수 있다. 가운데 심지를 제거하고 납작하게 자른다면 넓은 그릇을 씻기에 좋고, 심지를 제거하지 않고 크게 자르면 찌든 때 제거를 위해 힘주고 사용할 때 편하다. 수세미의 섬유질은 물이 잘 빠지기 때문에 넓게 잘라 친환경 비누 받침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해면동물인 스펀지는 간단한 구조의 바다 동물이다. 미세 기공조직으로 부드럽고 자정능력이 뛰어나다. 내구성도 좋아 목욕부터 청소용품 등으로 두루 사용한다.
천연 수세미, 설거지 전후로 신경써야
식물 섬유질인 수세미는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시간과 냄새다. 수세미를 사용하기 전 물에 불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물에 적신 수세미에서 나는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참아야한다.
건조한 수세미는 섬유질이 거칠어 물에 10분가량 불려서 사용해야 한다. 수세미를 손질 후 처음 쓴다면 물에 불리는 과정에서 식물 섬유질이 떨어지거나 씨앗이 나올 수 있다. 물에 충분히 불린 수세미는 코팅 팬이나 도자기 접시도 부드럽게 닦을 수 있다. 또한 쓸수록 부드러워지므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건조 상태의 수세미에선 냄새가 나지 않지만 물에 담그면 수세미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퍼진다. 오이 비누 또는 번데기와 비슷하다. 수세미 사용 초기에는 냄새가 나지만 사용할수록 냄새가 빠져 1주 정도 사용하면 거의 나지 않게 된다.
스펀지는 물에 불리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름처럼 물에 적시기만 하면 물을 빨아들여 부드러워진다. 스펀지를 처음 쓴다면 바다 동물 특성상 모래나 산호 조각이 나올 수 있어 잘 헹궈 써야 한다.
수세미와 스펀지는 사용하고 난 뒤의 관리가 중요하다. 깨끗하게 세척 후 건조해야 한다. 사용 후에 습하게 유지하면 곰팡이가 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익숙한 사용감, 설거지는 천연 수세미로
수세미의 사용감은 일반 합성 수세미와 다르지 않다. 물에 불린 수세미는 맨손으로 쥐어도 부드러웠다. 손 크기에 맞춰 직접 자른 수세미는 합성 수세미보다 더 편하게 잡을 수 있었다. 세제를 조금만 묻혀도 거품이 잘 나서 만족스럽게 설거지했다.
스펀지는 설거지용으로 나온 제품을 구하기 어려웠다. 대다수의 스펀지 제품이 지중해에서 수입해오는 고급 세면용이었다. 부드럽고 거품이 잘 난다고 해 세면용 제품을 설거지에 사용했다.
스펀지가 물을 잘 빨아들이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세제를 정량으로 사용했지만 거품이 잘 나지 않고 사라졌다. 몇 차례 물과 세제를 묻혀가며 거품을 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물을 잘 먹는 스펀지인 만큼 거품도 잘 먹었다. 결국 거품 없이 설거지를 했다. 깨끗하게 닦였지만 찝찝한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수세미와 스펀지를 사용해본 결과 수세미가 설거지에 더욱 적합했다. 거품이 잘 나고 사용할수록 부드러워 합성 수세미와 사용감에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수세미의 섬유질이 유연해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더 좋았다.
식물 섬유질인 수세미와 해면동물인 스펀지도 설거지할 때마다 표면이 조금씩 떨어졌다. 하지만 떨어진 조각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분해 되기 쉬워 환경에 더 좋다. 미세플라스틱이 생기는 합성 수세미 대신 천연 수세미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쓸수록 환경에도 좋고, 나에게도 좋은 제품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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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rilim@fnnews.com 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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