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31일 토론 시작도 전에 '정쟁'.. 李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토론"

      2022.01.30 14:57   수정 : 2022.01.30 17: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는 3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 양자 토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토론 주제와 방식을 두고 연일 잡음을 내고 있다. 설 연휴 민심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양자 토론을 앞두고 양측이 유불리를 따지면서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30일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면서 토론 성사에 힘을 실었지만, 이미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데다 시작도 전에 '정쟁 토론'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3일 연속으로 양자토론 실무 협의를 가졌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협의에서 토론 주제 등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박주민 의원은 "1차 (토론은) 경제 민생과 일자리, 부동산, 외교안보, 대장동 포함 도덕성 등을 하고 검증이 안 됐다고 하면 2, 3차를 하자고 말씀드렸는데 (국민의힘에서) 안 된다고 했다"며 "자료 없이 토론하겠다는 부분도 저희가 말씀드린 게 아닌데 보도가 됐다"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은 "양당이 국정 전반에 대해 토론하기로 했으니까 자유토론을 하자고 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10분, 일자리 10분 등 칸막이 제한을 해서 하자고 한 것"이라며 "2월 3일 4자 TV토론을 하기 때문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두 후보 간 양자토론은 주제 관계없이 국정 현안에 대해 마음껏 묻고 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 측은 토론 주제와 분야를 정해서 민생 비전을 검증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 측은 칸막이 없이 '국정 전반'에 대해 자유 토론을 하자는 시각이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저희는 대장동 이슈를 포함해서 제한 없이 토론하자는 것에 동의하지만, 영역을 분류해야 토론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대장동으로 시작해 대장동으로 끝내려고 하는 (국민의힘) 의도는, 이해는 하지만 정책 검증을 아예 빼버리자는 식으로 나오는 거라 옳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진통이 거듭되자 이재명 후보가 직접 나섰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면서 "토론 성사를 위해 주제 구획 요구는 (민주당 선대위 측에) 철회하라 했다"고 밝혔다. 일단 토론 성사가 우선이라고 보고, 주제 구획 업는 자유 토론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가 직접 '주제 구획 없는 토론'을 수용하면서 향후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TV토론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시간대와 중계 방식을 두고 양측이 최종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내일 오후 6~8시, 국민의힘은 7~9시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당·정의당에서 낸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 지상파 TV 4자 토론(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제안 → 윤석열 후보 측 '선(先) 양자토론, 후(後) 4자토론' 역제안 →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31일 양자토론 합의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미 국민들의 토론 피로도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토론에 반발한 안철수, 심상정 후보 측 입장도 주목된다. 지상파 방송과 3당(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이 지난 28일 가진 실무협의에서는 오는 2월 3일 4자 토론을 여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됐지만, 국민의힘이 뒤늦게 참여 의사를 확정한 데다 국민의당·정의당에서는 "양자토론을 철회하라"고 규탄하고 있어 4자 TV토론 논의도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후보들이 국민 앞에 겸허하게 검증을 받기 보다는 각자에게 유리한 전략을 고집하면서 토론 논의 과정 자체가 '정쟁'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