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가상자산 산업 걸림돌 '그림자 규제' 해소책 제시

      2022.02.03 16:00   수정 : 2022.02.03 1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대 대통령 선거를 30여일 앞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그림자 규제'를 해소하겠다며 속속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법률을 통해 정부가 직접 가상자산 산업을 규제하지 않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은행이나 게임물관리위원회 규정을 통해 간접 규제하는 '그림자 규제'는 규제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훼손,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게 업계의 일관된 지적이다. 업계는 대표적인 그림자 규제로 은행의 판단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인증 계좌를 발급하도록 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을 빅4 독과점으로 굳힌 것을 꼽고 있다.



이재명 "가상자산 규제, 쇄국정책 느낌"

3일 정치권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일 CBS 주최 토론회에서 "ICO(초기 가상자산 공개)도 막고 거래를 못하게 통제하니까 해외로 거래 수요가 빠져나간다"며 "조선말 쇄국 정책을 보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피할 수 없는 세상이 열리면 회피할 게 아니라 기회로 만들어 한 발짝 앞서 나가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19일 △가상자산 투자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 △가상자산 관련 법 제정을 통한 입법 공백 해소 △객관적 상장기준 및 공시제도 투명화 △ICO 허용 검토 △증권형 가상자산 발행과 공개(STO) 허용 검토 △창의적 디지털 자산 발행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 등의 가상자산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2일 토론을 통해 이 후보는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입법 공백을 해소해 '그림자 규제'를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규제로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석열 "가상자산에 네거티브 규제 도입"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19일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이른바 빅4 거래소만 시중은행의 실명계좌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은행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이 시스템이 은행들에 제공되면 일부 거래소 독과점 문제는 해결되지 않겠나"고 밝혔다. 지금처럼 가산자산 거래소에 대한 평가를 은행 몫으로 넘겨 모든 책임을 은행에 지우는 그림자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실명계좌 발급 평가 시스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윤 "가상자산 분야의 규제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부가 허가할 사업을 법에 나열하는 포지티브 규제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을 따라잡을 수 없으니, 일단 금지하는 행위를 법에 명시하고 시장의 적응 상황에 맞춰 부작용을 찾아내 금지해 나가는 방식으로 규제 체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 윤 후보는 거래소를 통해 진행되는 IEO(Initial Exchange Offering·코인거래소발행) 허용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윤 후보는 "현 상황에서 ICO를 전면 허용할 경우 다단계 사기등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 발행부터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가상자산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규제 권한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 등 민간을 통해 간접 규제하는 정책 방식이 산업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ICO를 금지를 공식화했으면서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작 ICO 금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나,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의 시장 출시를 막고 있는 것 등을 대표적인 그림자 규제로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은행의 실명계좌 발행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제하면서, 은행에 간접적으로 입김을 넣고 있다는 의구심도 내놓고 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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