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마다… 국책은행 지방이전 공포
2022.02.02 17:58
수정 : 2022.02.04 15:33기사원문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는 모두 균형발전을 공약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대선 후보들은 공공기관 이전을 주요 공약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공공기관 200여곳에 대한 추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도 공공기관 100곳을 조건부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 부산에 들러 "부산이 첨단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자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업계에선 지방이전 이슈에 대해 선심성 공약이라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후보들의 지역 표심 모으기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여권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방이전을 밀어붙이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금융노조는 국책은행 지방이전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켜 운영중이다. 금융경제연구소와 금융노조 산하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지부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은 과거에도 여러번 논란의 대상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시절 공약중 하나로 전북을 '제3 금융중심지'로 추진하겠다며 산업은행을 전북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총선 후 '공공기관 이전 시즌2를 하겠다"고 불을 불인 바 있다.
지방이전설이 나올 때마다 역대 국책은행 수장들도 방어해왔다. 균형발전도 좋지만 국책은행의 대외 경쟁력을 고려할 때 서울에 있어야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수출입은행장 시절 "수출입은행은 순이익의 6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해외 바이어나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을 위해서도 서울이 낫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선거때마다 균형발전을 빌미로 후보들이 지방이전을 요구하는데 그때마다 젊은 직원들은 패닉에 빠진다"면서 "지방 지점으로 간 직원들이 그만 두거나 지방에 눌러 않을까 두려워 구혼 활동은 서울에 와서 하겠다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 대출과 구조조정 기업을 지원하면서 해외기업과의 거래 등으로 손실을 메운다"면서 "손실은 지방에서 나는데 정치권이 고민 없이 지방이전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