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씨 '심부름 논란'에 "친분 있어 도움 받아, 제 불찰"
2022.02.02 18:54
수정 : 2022.02.02 20: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이 후보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공무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2일 국민에게 사과했다.
당시 이 후보 부부를 수행했던 전(前)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가 입장을 내고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급 공무원에게) 상식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사과한 직후다.
김혜경씨는 배씨의 부당한 지시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배씨의 입장문을 봤다.
■ 김혜경씨 "모든 것이 제 불찰"
김씨는 이날 오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배씨의 입장문을 봤다. 그동안 고통 받았을 A모 비서(배모씨가 부당한 요구를 했던 전 7급 공무원)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면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김씨는 친분이 있는 배씨에게 도움이 받은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씨는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배씨가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 구체적 사실 관계는 밝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 배씨 "지시 없었다"고 선 그어
일단 배씨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 부부의 지시가 없었다고 못 박았다.
어느 누구의 지시가 아니라 본인의 판단에 의해 '과한 심부름'을 했고, 하급 공무원에게도 이를 요구했다는 것.
배씨는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을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면서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 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심부름을 시킨 것도 인정했다.
배씨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도지사 음식 배달 등 각종 심부름에 대해서는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배씨는 "전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당시 7급 공무원)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이 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지 모른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 국민의힘 "꼬리자르기 궤변"
국민의힘에서는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김혜경씨가 경기도 공무원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이날 원일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씨가 저지른 공무원 사적 유용은 단순한 과잉 의전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증언과 증거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 후보나 김씨가 지시한 적 없고 공무원이 과잉 충성했다는 해명은 꼬리자르기 궤변"이라고 일갈했다.
원 대변인은 "김씨가 개인비서처럼 쓴 5급 공무원 배모 사무관 아래 7급 공무원은 '부사수'처럼 동원돼 온갖 시중을 드는데 동원됐다. 병원 방문할 때 비 맞는 위치에 차를 댔다고 배씨가 7급 공무원을 질타한 녹취를 보면,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공무원 행동강령 13조 2항(공무원에게 사적 노무를 요구하면 안 된다는 조항)을 위반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