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 플랫폼 만들어 치매 앓는 노인들 도울 거예요”
2022.02.02 18:45
수정 : 2022.02.02 18:45기사원문
"사회적 약자를 돕는 글로벌 디지털 치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모코그'라는 회사명처럼 말이죠."
이모코그(Emocog)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달 설립 1주년을 맞았다.
노 대표는 10여년간 중앙대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연구를 해오다 창업에 도전장을 내민 케이스다. 시작은 치매 연구를 함께 해왔던 이준영 이모코그 공동대표(전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의 '치매 치료의 시공간적 제약을 줄여보자'는 제안 때문이었다.
노 대표는 "한 해 30만명이 경도인지장애 확진 판정을 받지만 아직 국내에는 치매약도 제대로 없는 실정"이라며 "치매 특성상 초기에 치료만 제대로 받아도 악화를 막을 수 있지만 소외계층의 경우 그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돕고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질환을 치료하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다. 이모코그의 첫 디지털 치료제 '코그테라'는 노인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모든 구성요소가 쉽고 간편하다. 조작버튼이 없는 대신 인지훈련을 이끌어주는 음성 캐릭터 '로라'와 대화를 나누며 인지훈련을 받을 수 있다. 결과를 바탕으로 난이도가 자동 설정돼 개인화된 훈련을 받을 수 있다.
노 대표는 "시제품 사용자 테스트 동안 실제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이 코그테라를 체험하고는 '혼자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을 해주셨을 때 가장 뿌듯했다"며 "치매 초기 어르신 중 홀로 거주하는 분이 많은데 이들을 배려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독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낯선 개념이다. 노 대표는 '해외 시장 진출'과 '국내 활로 개척'이라는 투트랙을 동시 진행 중이다. 이모코그는 국내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가했다. 노 대표는 "CES 참가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치매 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국의 '정'이 디지털 치료 플랫폼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달 중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해 품목 허가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모코그는 향후 노인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글로벌 디지털 치료 플랫폼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노 대표는 "치매뿐 아니라 파킨슨, 어린이 학습장애 등 약이 뚜렷하게 개발되지 않은 질환을 앓는 이들을 돕는 치료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뒤 노인, 아이들을 위한 병원을 짓고 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