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대선판 물고 물리는 정면승부… 네거티브 공방 치열
2022.02.03 18:34
수정 : 2022.02.03 22:46기사원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4자 TV토론이 3일 처음으로 열렸지만,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놓고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됐던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어떻게 1조원 가까운 이익이 나오도록 설계됐는지를 따지는 윤 후보의 공세에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저축은행 대출 비리는 왜 봐줬나"라고 맞받아치면서 치열한 네거티브 양상으로 확전됐다.
워낙 이번 대선이 박빙의 양강구도로 전개돼 TV토론이 새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이날 토론에서도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으나, 실제 영향력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尹·沈·安 집중공세에 李 맞불
이날 오후 열린 4명의 대선주자 첫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나머지 주자들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공방이 집중됐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윤석열 후보였다.
윤 후보는 부동산 분야 주제토론에서 이 후보를 향해 "이 후보께서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는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를 다시 해도 이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후보는 이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런 얘기를 다시 하면서 시간낭비를 하기보다 가능하면 우리 국민의 민생경제 얘기를 많이 하자. 어렵게 만든 토론자리다"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공세는 끈질기게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런 개발사업에서 어떤 특정인, 3억5000만원을 투자한 사람에게 배당받을 수 있는 최상한선, 캡을 씌우지 않고 이렇게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는 "그 업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이재명 12년 찔러봤는데 씨알도 안먹힌다고"라면서 "윤 후보 보고는 '내가 한마디만 하면 윤 후보 죽는다' 이렇게 얘기한다. 저는 이익 본 일이 없다. 그런데 윤 후보는 부친 집을 그 관련자들이 사줬다"고 맞불을 놨다.
■安에 도움 요청한 尹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을 놓고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신경전은 더욱 가열됐다.
윤 후보는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 얼마나 이익을 확보하는지가 문제"라면서 "시장으로서 당연히 개발사업의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모든 국민은 성남 이재명 시장에게 왜 국민의힘이 막았을지언정 100% 이익환수를 못했냐고 하는데 그건 제가 부족했다"며 "하지만 분명한 건 공공개발을 못하게 하고 업자들의 뇌물을 받아먹고 이익을 취한 건 국민의힘이다. 윤 후보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거듭된 질문에 "(이 자리는)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주자들이 얘기하는 것인데 엉뚱한 얘기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답답함을 느낀 듯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 질문을 하면서 이 후보의 특혜의혹 관련 가능성을 적극 부각시키려 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시장이 바보여서 밑에 사람이 다 해먹고 조 단위 이익을 해먹고 기소된 것인가"라면서 "아니면 시장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서 이렇게 설계한 것인가. 안 후보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본질은 1조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간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하며 윤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
■TV토론 향후 민심 향배 가늠자
대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 열리는 TV토론의 영향력은 그동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의 TV토론 영향력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7번의 대선 중 6번은 한달 전 여론조사 1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번 대선은 유독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TV토론도 하나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설 연휴에 불발됐던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양자토론으로 국민들의 토론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졌다는 점에서, 적어도 첫 TV토론에서 실수하는 후보는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20% 안팎의 부동층 표심이 TV토론으로 흔들릴 수 있고, 각 진영에선 TV토론을 통해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가다듬어 나설 수 있어 실수 줄이기가 각 후보들의 주요 과제가 됐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