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한복만? 막걸리·강강술래·쥐불놀이도 소수민족 문화

      2022.02.05 13:07   수정 : 2022.02.05 16:1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국가체육장) 관람석. 본격적인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기 한 시간여 전께 흰색 옷으로 통일한 남녀 사회자가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와 관람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본 공연이 시작되면 경기장 밤하늘에 10, 9, 8, 7, 6.... 불꽃으로 수놓을 카운트다운에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이다.

이어진 광장무 공연. 매일 아침저녁 공터나 광장에 모여 집단으로 춤을 추는 중국의 거리 문화가 무대 위에 펼쳐졌다.

대신 노인층이 아니라 10대 청소년들이 화려한 의상과 보다 활기찬 동작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흥겨운 음악도 동시에 10만여석을 채울 수 있는 경기장 내에 울려 퍼졌다. 이날 개막식 관람석은 코로나19를 우려해 절반 이상은 비워뒀지만 광장무와 음악, 적절한 관람 공간 등이 어우러지면서 오히려 집중을 이끌어 내기에는 효과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곧이어 한국 취재진이나 특파원, 선수들이라면 느꼈을 황당한 영상이 경기장 양쪽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등장했다.

영상에는 한복으로 모두 차려 입은 10여명의 가족들이 한 방에 둘러 앉아 있다.
어른들은 막걸리로 추정되는 흰색 음료를 밥그릇에 가득 담아 서로에게 두 손으로 따르고 있다. 또 그들 앞에는 한국의 차례 상과 유사한 음식이 차려졌다. 중국의 음식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양새였다.


이어 가족 중 한 사람이 양손에서 무엇인가를 던졌다. 명절 한국의 세시 풍속인 윷놀이로 이해되는 장면이다. 곧바로 떡이 보였다.

다음 화면은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모닥불 주위에 겹겹이 원을 그리고 돌고 있는 모습이다. 강강술래와 유사하다. 청년과 어린이들은 쥐불놀이도 했다. 상모놀이, 열두발상모돌리기(일반상모보다 긴 끈이 달린 것), 설장구(서서 치는 장구) 등도 화면에 잡혔다.

귀에서 들리는 노랫말이 중국어가 아니었고,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장이 아니라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 정도로 생각했을 만한 화면이 이어졌다. 하지만 영상 하단에는 지린(吉林) 바이산(白山)이라고 적혀 있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직접 무대 위에 등장하기도 했다. 사회 각계 대표, 56개 민족 대표 등이 참여해 중국 국기를 전달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칠 때다.

소수민족 중 한 명으로 표현된 여성은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하나로 땋아 댕기로 장식했다.

개막식 관람은 중국 정부의 외신기자 초청으로 이뤄졌다.
취재는 허용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개막식 후 "특별한 개막식이 여러분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 있기를 바란다"는 문자를 메신저로 보내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