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1위 꿈꾸지만… 인력은 TSMC 3분의1 그쳐

      2022.02.06 18:17   수정 : 2022.02.06 18:17기사원문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산업 활성화에 따른 반도체 품귀,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융복합 현상 심화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설비투자 경쟁에 나서고 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꼭 필요한 인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재 확보가 미래 산업의 존폐를 가를 핵심 키가 되고 있다. 파운드리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관련분야 인력은 2만명 안팎으로 글로벌 1위 업체인 TSMC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인재 수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도체 패권, 인재에 달렸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생산공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인력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4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인텔도 최근 애리조나와 오하이오에 각각 200억달러씩 총 400억달러를 투자해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동시에 짓는 등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를 쏟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상반기에 미국 텍사스에 파운드리 신공장(170억달러)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에서는 공급망 재편을 위해 최소 30만명의 인력이 필요하며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7만∼9만여명을 추가 고용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부문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6만4215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지만 여전히 인력난이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모두 하는 종합반도체회사인데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파운드리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2만명 안팎이다. 최근 몇년간 빠른 속도로 파운드리 인력을 늘리고 있지만 현재 6만명에 육박한 TSMC의 3분의 1 수준으로, 격차를 좁히는 데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 건설은 물, 전기, 인력 등 3대 요소가 필수로 확보돼야 하는 사업"이라며 "물과 전기 등 인프라는 현지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로 비교적 쉽게 허들을 넘었지만,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인력확보에 따라 미래 반도체 패권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 모빌리티산업도 인재난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3사의 합산 국내 임직원 수는 2020년 기준 11만73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5년 10만8270명과 비교하면 9109명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경우 2020년 기준 국내 연구직 인력은 1만1716명으로 2015년(9701명)과 비교해 2015명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하면 4926명 급증한 수치다. 현대모비스의 국내 연구개발 인력도 2020년 4241명으로 2015년(2420명)보다 1821명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라는 틀에서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차,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선 연구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 신사업에 대한 전문 인재 풀이 부족해 고급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등에 따르면 2019년 기준 AI 원천기술 분야의 국내 석·박사 인력은 미국(1만295명)의 3.9% 수준인 405명에 불과하다. 자율주행 분야의 경우 센서를 포함한 하드웨어는 물론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AI 기술 경쟁력이 필수인데, 기술 융복합으로 이종 산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우수인력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확대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미래 핵심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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