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지멘스 등 "일본 입국금지에 투자 보류"...日여론은 '양분'

      2022.02.07 15:16   수정 : 2022.02.07 15:16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독일 지멘스 등 외국 기업들이 일본 정부의 장기간에 걸친 외국인 입국규제 조치로 일본 현지 투자를 보류하거나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계는 "쇄국 정책"이라며 입국 규제를 조속히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반 여론은 '코로나 대책 강화'와 '완화'로 극명히 갈리고 있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는 일본법인 사원의 10~15%가 외국인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일본에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계 관련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일부 투자 안건들도 보류한 상태다. 지멘스의 한 간부는 이 매체에 "일본시장에서의 성장 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독일 기업인 보쉬의 일본 법인도 사정은 비슷하다. 외국 직원 31명과 그 가족 37명이 장기간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 있는 보쉬 자동차 부품 공장의 새 생산라인 가동도 못하고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업체인 포르시아클라리온 일렉트로닉스는 모회사인 프랑스 포르시아의 임원이나 기술자 등 장기체류 예정자 중 10% 정도만 일본에 입국한 상태다.

유학생들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국이 막힌 상태다. 지난해 1∼11월 유학 비자로 일본에 입국한 이들은 약 1만10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전인 2019년 1∼11월과 비교하면 약 90% 감소했다. 일본 기업 취업에 성공하고도, 장기간에 걸친 입국규제로 합격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기술 실습생들은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기업체 단기 출장도 막힌 상태다.

일본 정부는 외교관·공무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외국인 신규 입국자 수는 2783명으로 1년 전보다 95% 줄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과 또 다른 일본의 경제3단체 중 한 곳인 경제동우회의 사쿠라다 겐코 대표 간사가 이런 상황을 빗대 "쇄국정책"이라며 입국규제를 조속히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풀리더라도 유학생 등 일부에 대해서만 열릴 가능성이 높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과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론은 둘로 갈렸다.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코로나 확산 저지를 위해 음식점 등의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게 좋은 지에 대해 '제한해야 한다' 41%,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51%로 나타났다. 또 방역 최고 조치인 긴급사태선언을 실시해야 할 지에 대해선 44%가 찬성한 반면, 48%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낮다는 점을 들어, 감기나 독감처럼 대해야 한다는 시각과 여전히 경계를 풀면 안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 1월보다 8%포인트 내려간 58%로 나타났다.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10만명 안팎으로 나오면서, 방역에 불안감을 느낀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지지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정부의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는 일단 2월 말까지다.
이를 연장할 지, 완화할 지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판단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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