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0 시대 게임 주도권은 이용자가 잡는다"

      2022.02.07 17:54   수정 : 2022.02.07 17:55기사원문

사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웹2.0을 지나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인터넷 이용자가 콘텐츠의 소유권을 가질 수 있는 웹3.0시대가 열리면서, 게임 생태계 역시 이용자 중심으로 변신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미 게임의 대세로 부상한 일명 '돈버는 게임(플레이투언, P2E)'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수익 창출과 게임 개발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앞으로의 게임은 게임이용자와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웹3.0 게임은 이용자가 게임 소유자"

글로벌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팩트블록과 해시드, 파이낸셜뉴스가 공동으로 지난달 20일 개최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1 IMPACT'에서 '웹3.0 게임과 P2E'를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웹3.0이 게임 시장에 새로운 기회라고 진단했다.

예준녕 디스프레드 대표가 좌장을 맡은 좌담회에는 △최성원 수퍼트리 대표 △최용호 위메이드 위믹스부문 상무 △김재석 나인코퍼레이션 대표 △김민수 NFT뱅크 대표가 참여했다.

최용호 위메이드 상무는 "웹3.0은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서 나아가 콘텐츠를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는 것"이라며 "웹3.0 시대의 게임은 특정 게임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이용자가 완전히 소유해 다른 게임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용자의 소유권을 확인하는데 블록체인과 대체불가능한토콘(NFT) 등 기술이 접목된다는 것이다.

■"게임사, 게이밍 길드와 협력해야"

좌담 참석자들은 최 상무의 진단에 동의하며, 웹3.0 게임에서 이용자들의 자율조직인 게이밍 길드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게이밍 길드는 게임을 함께 즐기며 승리 하거나 임무를 완료해 얻은 수익과 게임 내 자산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게임의 방향성을 결정하기도 하고, 투자도 하는 등 단순히 공략집을 공유하는 등 커뮤니티 개념이 강했던 과거의 길드보다 확장된 형태와 구조를 띈다. 특히 최근 게이밍 길드들은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의 성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DAO는 중앙 관리자 없이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규칙을 만들고, 투표를 통해 사안을 처리하며, 누구나 안건을 제안할 수 있고, 참여도에 따라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김민수 NFT뱅크 대표는 "게이밍 길드는 중앙 관리자 없이 구성원들이 경제적인 이득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고 내부의 수익 분배비율도 체계화 돼 있다"며 "게이밍 길드에서 유보 자산을 어떤 곳에 투자해야 할 지에 대한 자문을 요청할 정도 전략적인 투자를 고려하는 등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중심으로 게임 시장이 변화하면서 게임의 구조와 형태도 바뀌고 있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도 자발적인 이용자가 많아지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게임의 성공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선순환에 따라 이용자들이 새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게임 개발사들도 이용자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게이밍 길드와의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김재석 나인코퍼레이션 대표는 "자산 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게이밍 길드 DAO들이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면서 게임사 입장에서 이제 그들과 협력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며 "게임사들은 길드 라운드라고 해서 길드들이 (아이템을) 공동구매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등 길드와 수익모델까지 협력하는 분위기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원 수퍼트리 대표는 "이용자들이 DAO를 구성해서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고, 실제 게임 콘텐츠에도 반영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웹3.0 적합한 융합 게임장르 나올 것"

경제 요소를 공통적으로 지원하는 블록체인 게임 특성상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장르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최용호 상무는 "블록체인 게임은 지속 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자산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형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원 등을 자산화 하기 쉬운 전략시뮬레이션게임(SLG)이나 카드를 NFT화 할 수 있는 트레이딩카드게임(TCG) 장르도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성원 대표는 "웹3.0 자체가 융복합의 특성을 갖기 때문에 캐주얼게임이지만 역할수행게임(RPG) 요소나 소셜게임(SNG) 요소 등이 가미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규제나 사행성 이슈 때문에 많이 막혀 있는 웹보드게임도 약간 변형돼서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민수 대표는 "기존 게임에 쓰이는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만 잠깐 사용을 하고 원칙적으로 실물경제에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없지만, 웹3.0 게임에서는 NFT 아이템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들이 실제 만들어지는 등 NFT가 단순 서버 안에만 존재하는 자산이 아니라 실물경제에서 금융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 동기부여를 한다"고 NFT의 기능 확장을 강조했다.

■"올해 웹3.0게임 본격 성장의 해"

좌담에 참석한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들은 올해를 웹3.0 게임의 본격 성장의 해라고 예견했다. 최성원 대표는 "'플래이댑'에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서 안정적인 생태계 커뮤니티를 3월 초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서비스의 견고함을 유지하기 위해 데이터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용호 상무는 "최근에 '클레바'라는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를 선보였고, 위믹스 플랫폼에 다양한 게임들도 올리고 있으며, NFT 마켓플레이스도 운영하고 있다"며 "이 서비스들이 연결고리를 가지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김재석 대표는 "'나인 크로니클'이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제 그 기반 위에 경쟁 요소를 더 큰 규모로 도입할 수 있게 됐고, 현재 PC로만 한정된 플랫폼을 더 확대하고, 기술과제들도 꾸준히 수행하면서 전방위적으로 발전하겠다"고 전했다.


김민수 대표는 "디지털 자산 담보를 평가하고 돈을 빌려주는 NFT 금융에서 NFT뱅크의 서비스를 실제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의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 NFT 금융 생태계가 잘 순환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