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바이오 트렌드, 'NK세포 치료제’ 기업

      2022.02.08 10:30   수정 : 2022.02.08 15: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올해 바이오주의 새로운 트렌드는 ‘자연살해세포’로 불리는 NK세포 치료제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올해 신약 임상에 들어갈 국내 세포치료제 항암 후보물질만 7개가 넘고 총 14개 이상의 토종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육종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 결과를 오는 6월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한다.



엔케이맥스는 NK세포 치료제(SNK01)와 면역관문 억제제(바벤시오,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 멕시코 등에서 5개 적응증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NK(Natural Killer Cell)세포는 선천적인 면역을 담당하는 혈액 속 백혈구 일종으로, 인체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면역세포로 불린다. 인체는 바이러스, 세균 등 병원균이 침투하면 선천면역세포인 NK세포가 먼저 대응한다. 정상 세포를 구별해낸 뒤 암세포만을 찾아 공격하는 등 암세포 발생 증식과 전이를 막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 자연살해세포라는 이름답게 NK세포는 어지간한 병원균을 모두 사멸시킨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또다른 면역세포로 T세포가 있다. 신체 면역계는 암 등 인체 안에서 이물질을 인식하면 면역세포에 출동 명령을 내린다. 병원균이 많거나 강력하면 T세포가 병원균을 분석해 2차 방어선을 구축한다.

NK세포와 T세포 모두 외부 침입자를 요격하는 기능은 같지만 차이가 있다. NK세포는 모든 병원균을, T세포는 교육된 특정항원만 공격한다. T세포는 평소에는 활동하지 않다가 본인이 경험한 항원만을 죽이는 반면 NK세포는 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몸에 해로운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무조건 요격한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세포치료제가 화두가 됐다. 현재 대부분 면역세포 치료제는 자신의 세포를 분리해 이용하는 개인 맞춤형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NK세포는 개인 맞춤형이 아닌 일반적인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엔케이맥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공개한 4기 비소세포폐암 임상
1/2a상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1차 백금기반 표준치료에 실패한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SNK01에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진행됐다. 용량별 안전성과 초기 잠재적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으로 대조군은 키트루다 단독 투여다.

유효성 평가 부문에서 치료군의 질병통제율은 66.7%로 키트루다 단독 대조군(16.7%)과 비교해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전체 병용군 12명 중 암세포가 30% 이상 감소한 부분관해는 5명, 암세포가 증가하지 않은 안전병변은 3명으로 확인됐다.

SNK01을 단독투여한 육종암 환자 7명 가운데 6명에게서 안정병변이 관찰돼 암 진행이 굉장히 빠른 육종암에서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엔케이맥스가 도전 중인 육종암은 기존 항암제에 치료반응률이 낮고 현재 적절한 세포치료제도 없는 악성 암이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육종암 임상 중간결과에서 완전관해 1명, 지난해 12월 SNK+키트루다를 동정적 사용으로 투여받은 환자도 약 80% 이상의 암세포가 사라지는 결과를 확보했다”며 “엔케이맥스의 2022년 데이터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씨셀은 유전자를 조작한 NK세포 치료제 ‘AB20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AB201은 보통 T세포에만 붙이던 암세포를 추적하는 역할을 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를 붙인 NK세포 치료제다.

AB201은 암 중에서도 유방암 환자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수용체(HER2)를 찾아 유도탄처럼 공격하도록 설계됐다. 임상 1상 성적표는 올해 중 공개한다. 지씨셀은 기존 요법이 듣지 않는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에게 AB101을 표적항암제 리툭시맙과 함께 투약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10월 NK세포치료제 ‘박스엔케이(VAX-NK)’ 임상 1상에 참여한 말기 간암 환자 11명 중 4명이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다. 현재 말기암인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Vax-NK/HCC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첫 완전관해 환자가 확인됐고 지난달 기준 7번째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연내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임상 2상을 마친 뒤 2023년 식품의약품약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앱클론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AR-T 치료제 ‘AT-10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상반기 첫 환자에게 CAR-T 치료제를 투약할 예정이다.

유틸렉스도 전략적인 신약개발 진행을 위해 임상컨설팅 전문 회사 메디라마(MediRama)와 MOU를 체결했다.
유틸렉스 세포치료제 및 이중항체 치료제의 추가 후보물질 발굴, 비임상 및 임상개발 진행, 글로벌 사업개발 전략 마련 등 신약개발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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