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논란' 모른 척하는 중국
2022.02.08 18:07
수정 : 2022.02.08 18:07기사원문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도 19세기 중반부터 한반도에서 이주한 것을 중국 조선족의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조선족 여성이 한복을 입고 나왔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사전 영상에 등장한 지린성 조선족 남녀의 상모돌리기나 장구춤, 강강술래도 마찬가지다. 2021년 중국 통계연보에 따르면 조선족 총인구는 170만2479명이며, 지린성이 114만8000명으로 가장 많다.
한국이 분노하거나 화들짝 놀란 것은 중국이 그동안 보여 왔던 태도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 같은 역사적 사실에도 중국 소수민족은 중국인이므로 그들 문화 역시 중국의 것이라고 치부해왔다. 뿌리가 같다면 짧은 교류단절 기간이 있어도 그 본류의 고유문화로 봐야 하는데도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여기다 한복은 명나라 한푸에서, 김치는 파오차이에서 유래됐다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재도 그 주장은 바꾸지 않는다. 2002년부터 공식 진행된 '동북공정'에선 고조선·부여·고구려 등 한국 고대사 국가를 중국의 지방정부로 왜곡하는 작업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반발을 샀다.
유독 한국이 개막식을 문제 삼는 것은 이처럼 오래된 배경이 있다. 그리고 원인은 중국으로부터 나왔다. 따라서 단순히 조선족이 한복을 입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는 1차원적인 중국의 반박은 문제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거나 아예 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와 같다.
중국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만 지을 것이 아니다. 한중 문화관계가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는지 먼저 자문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 문화에 중국이 잠식되는 것을 두려워해 문화침탈을 시도한다는 따가운 외부 시선을 바꾸기 어렵다. 한복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는 바이두조차 '상호존중 전제가 있어야 문화교류가 발생하며 문화침략은 문화교류 현상이 아니다'라고 적어놓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한중수교 30주년이자, 문화교류의 해라고 중국 스스로 강조하고 있지 않나.
jjw@fnnews.com 정지우 베이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