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정치보복'…'尹 수사 예고'에 들고 일어난 與 "충격·참담"
2022.02.09 16:16
수정 : 2022.02.09 16:16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윤다혜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를 예고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총공세에 나섰다. '정권교체=정치보복' 프레임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의 윤 후보 지지 이탈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문재인 정권 수사 예고' 발언을 성토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마침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치 보복과 검찰공화국의 야욕을 낱낱이 드러냈다"며 "공당의 대선 후보가 보복 정치를 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가 만에 하나 집권하게 된다면 그 나라는 분명히 검찰공화국, 보복의 정치, 조폭 정치, 이런 부정적인 정치가 난무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런 불행을 막기 위해 저희는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보복 정치가 얼마나 나쁜 결과를 낳는지에 대해서는 MB(이명박) 정부 때 잘 보지 않았냐"라며 "이런 일을 다시 하겠다는 대통령 후보를 어떻게 후보로 인정하겠냐"고 꼬집었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 만큼 검찰의 독립성, 중립성을 철저히 보장해 준 정부가 있었나"라며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망언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고 검찰권력을 정치 보복으로 남용하지 않겠다고 하길 바란다. 대통령은 개인이 화풀이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당사 기자회견에서 "평생 특권을 누려온 검찰 권력자의 오만과 본색이 드러난 망언"이라며 "윤 후보의 정치보복 선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보복의 칼을 겨누는 것은 국가적 위기상황을 혼란으로 몰아넣는 망국적 분열과 갈등의 정치"라며 "정치 보복은 온국민이 피와 땀으로 일궈 온 민주주의를 짓밟는 폭거이자 대한민국을 증오와 분노로 역행시키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원로들도 윤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이날 당 선대위 소통 채널인 '이재명 플러스'에 칼럼을 올려 "문재인 정부에 적폐라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윤 후보에게 있을 것"이라며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정치보복을 입에 담아버린 이상 이번 대선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을 막는 대선이 돼 버렸다"며 "다시금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를 외치는 그런 시대를 맞이할 수는 없다. 정치 보복의 불행한 과거가 반복되어서는 미래로 갈 수 없다"고 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의 '수사 예고' 발언이 공개되자마자 민주당 지도부가 총공세에 나선 것은 민주 진영의 결집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의 발언을 '정권교체=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이어가 과반에 이르는 정권심판론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도 윤 후보의 언급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적극적으로 문제삼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고 매우 불쾌하다"며 "아무리 선거이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에 따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집권 시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거냐'라는 질문에 "해야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