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팀킴’, 금빛 스톤 던진다

      2022.02.09 17:41   수정 : 2022.02.09 18:43기사원문

살얼음판 경기가 시작된다. 5명의 김씨(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이상 강릉시청)들로 구성된 여자컬링 대표 '팀킴'이 10일 캐나다를 상대로 예선 첫 경기를 갖는다. 바로 4년 전 평창의 기적을 만들어낼 당시 첫 상대였다.

무명이었던 팀킴은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의 첫 경기에서 이겨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팀킴과 캐나다 경기는 단숨에 컬링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었다.
9엔드에서 캐나다가 확실한 1점 대신 2점을 얻으려는 무리수로 도리어 팀킴에 3점을 허용하자 탄식이 쏟아졌다. 이 경기에서 8-6으로 승리한 팀킴은 상승세를 탄 반면 캐나다는 내리 3연패로 추락했다.

이번 대회도 첫 단추가 중요하다. 특히 팀킴은 평창 이후 베이징올림픽 출전에 이르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기분 좋은 출발로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야 한다. 팀킴은 평창에선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선 금빛 스톤에 도전한다.

금메달에 이르는 중요한 변수는 경기장 빙질과 코로나19다. 얼음판의 상태를 알아야 스톤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전 단 한 차례밖에 현장 훈련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백지 상태에서 실전에 나서야 한다. 팀킴은 1차전 전날인 9일에야 비로소 현장 훈련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사정은 홈팀 중국을 제외한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어느 팀이 얼마나 빨리 베이징의 얼음판에 적응하느냐에 메달의 색깔이 달려 있다. 주장 김은정은 "4년 전엔 플레이만 집중해야 했다. 이제는 빙질을 활용하는 한 단계 높은 경기력을 가졌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빙판과 낯선 싸움을 벌여야 하는 선수들에겐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실제 평창에서 팀킴을 이기고 금메달을 따낸 스웨덴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스웨덴 대표팀 리드인 소피아 마베리스가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마베리스는 팀킴과의 평창올림픽 결승에서 100%의 샷 성공률을 과시한 스웨덴의 에이스다. 리드는 얼음판 위에 가장 먼저 스톤을 던져 경기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은 선수다. 스웨덴은 현 세계랭킹 1위 팀이다.

모두 10개 팀이 참가한 컬링은 각각 한 번씩 돌아가며 경기를 치른 다음 상위 4개 팀이 토너먼트로 메달 색깔을 가르게 된다. 팀킴은 16일 스위스(세계랭킹 2위), 17일엔 스웨덴과 경기를 갖는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한일전은 14일 벌어진다. 팀킴과 일본 후지사와 팀은 팽팽한 맞수다. 평창 4강에서는 팀킴이 이겼다. 지난해 12월 올림픽 출전 자격이 걸린 대회에서는 후지사와 팀이 승리해 팀킴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세웠다.

대표팀 임명섭 감독은 "그동안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해왔다. 빙질 파악이 안되는 것은 중국을 빼면 모두 마찬가지다. 새 얼음판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평창에서 베이징에 이르는 팀킴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올림픽 은메달의 영광은 지도자에게 부당대우를 받은 사실이 폭로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이제 팀킴의 반격 시간이 왔다.
평창에 이어 또 한번 '영미!'가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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