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해명없는 사과..법인카드 유용, 소고기 등 논란 잦아들까

      2022.02.10 09:08   수정 : 2022.02.10 10: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9일 남편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도청 공무원들의 불법 의전과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김씨의 사과를 두고 일각에선 숱한 의혹들에 대해 "사과한다", "죄송하다"는 메시지만 내놓았을 뿐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배아무개 사무관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다.

오랜 인연이다 보니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다.
앞으로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지난달 28일 김씨의 사적 심부름에 도청 공무원이 동원됐다는 첫 언론보도 이후 12일 만에 국민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것이다.

김씨는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관련 의혹들을 거론하지 않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비롯해 어떤 사실관계에 대한 사과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씨는 "지금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지면 질때까지 최선 다해서 협조하고 그에 따라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김씨가 회견장을 나가면서 취재진으로부터 '약물 대리처방 의혹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 '황제 의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집으로 배달됐다는 음식은 가족들이 먹은 것이냐', '공사 구분이 안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냐',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냐' 등 개별 의혹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씨는 묵묵부답이었다.

김씨는 또 제보자 A씨에 대해서는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면서도 "A씨는 제가 경기도에 처음 왔을 때 배씨가 소개해 줘서 첫 날 인사하고 마주친 게 다이다. 그 후에는 소통하거나 마주친 게 없다"고 A씨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민주당 선대위도 구체적인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은 피한 채 수사·감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했다.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씨의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하나하나 해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특히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된 부분은 분명하게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될 것이고 감사 절차도 진행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살펴보시면 될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을 하나하나 다 해명하다보면 끝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보자 A씨는 이날 김씨의 기자회견 후 입장문을 내어 "김혜경씨는 정작 중요한 질문, 꼭 답해야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며 "'법인카드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해 12월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가 '허위 이력' 등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 "빵점짜리 사과"라고 혹평한 바 있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과문의 내용, 전달력 모두 실패한 빵점짜리 사과"라고 혹평했다.
그는 "무슨 잘못을 했다는 것인지 하나마나한 사과"라고 한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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