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의 대관령, 그곳에 가면 추억은 늘 첫눈 같아라
2022.02.11 04:00
수정 : 2022.02.11 04:00기사원문
■하늘목장에서 즐기는 트랙터 마차 투어
대관령 하늘목장은 삼양목장, 양떼목장과 함께 대관령의 3대 목장이다. 1974년부터 만들기 시작해 2014년 일반에 개방하며 한일목장에서 하늘목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옛 목장의 흔적과 목가적인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트랙터마차 타기, 승마, 건초주기 등을 체험 활동으로 진행한다.
자연 그대로의 생태체험 목장인 하늘목장에 방문한다면 먼저 트랙터 마차 투어를 꼭 경험해보자. 국내 최초로 시작한 트랙터 마차 투어는 해설사의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하늘목장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 1000m의 높이에서 트랙터 마차를 타고 정상에 올라 국내 최대 풍력발전단지를 바라보면 마치 스위스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트랙터마차는 견인력이 강한 트랙터에 32인승 대형 마차를 더해, 3㎞에 이르는 길을 20여분 동안 올라서 해발 1000m를 훌쩍 넘긴다.
하늘마루전망대에 닿으면 바로 내려오지 말고 어느 정도 시간을 가져보자. 선자령이 지척이라 대형 풍력발전기가 늘어섰고, 설경이 펼쳐지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사계절 내내 강한 바람이 부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대관령 전체 풍력 발전기 49대 가운데 29대가 대관령 하늘목장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인생사진 명소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내려갈 때는 하차 기회가 세 번 주어진다. 산책하고 싶으면 어디든 내렸다가, 걷다 힘들면 지나가는 트랙터마차를 타도 된다.
트랙터 마차의 출발점인 중앙역 뒤쪽으로 하늘승마장이 있다. 대관령에서 유일하게 승마 체험을 하는 곳이다. 승마의 기초에 대해 잠시 알아보고, 안전 조끼와 헬멧을 착용한 뒤 승마 체험을 한다. 인솔자가 말을 끌고 트랙을 한 바퀴 돈다. 양과 염소에게 건초주기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다. 건초(2000원)를 사서 양과 염소에게 먹이고 슬며시 만져보며 교감한다.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대관령눈꽃마을, 짜릿한 봅슬레이 눈썰매
높이 1407m의 황병산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대관령눈꽃마을에선 또다른 겨울을 체험할 수 있다. 봅슬레이 눈썰매다. 겨울이 시작되면 마을에서는 산자락의 경사면을 깎아 눈썰매장을 만든다. 눈이 내리지 않으면 인공설을 뿌리는데 그 높이가 무려 4m에 이른다. 겨우내 눈이 내려 쌓이고 단단해져 완벽하면서도 안전한 눈썰매장이 된다. 대관령눈꽃마을 눈썰매장은 봅슬레이 트랙처럼 코스가 급하게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매일 눈썰매장 코스를 관리해 안전하다.
눈썰매장 코스는 어른용 라인과 유아용 라인이 2개씩 있다. 튜브썰매를 타고 내려가는데 제법 전율과 속도감이 있다. 곡선을 크게 그리는 부분에선 속도가 너무 붙으면 튕겨 나갈 수도 있겠다고 걱정할 정도다. 혼자 타면 빙글빙글 돌아 내려가고 여러 사람이 이어 내려가면 봅슬레이를 타는 듯하게 보인다. 눈썰매장은 오는 28일까지 운영하며,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대관령눈꽃마을 내 체험 공방인 '이안의숲'에선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 이안의숲은 '아이들은 아이들이 놀고 싶어서 놀아야 놀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이안숲학교 교장이 운영한다. 이안의숲 치유 프로그램은 작은 정원 만들기와 나무 도마 만들기 같은 목공예, 미술 치료와 음악 치료, 모래 놀이 치료 등을 숲 치유에 접목한다. 눈썰매 타기와 목공예, 숲 놀이, 자연물 만들기 등 하루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펜션은 커플룸(원룸형)과 패밀리룸(복층형)이 있다. 눈꽃마을은 빛 공해가 없고, 하늘이 열려 있어 별 보는 명당이다. '별멍'과 '불멍'을 즐기고, 바비큐까지 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투숙객은 눈썰매장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황병산 일대에는 강원무형문화재인 평창황병산사냥민속이 전해 내려온다. 겨울철 눈이 많이 오는 황병산 인근에서 멧돼지를 잡아 서낭신께 바치던 풍속에서 비롯한 놀이다. 대관령눈꽃마을 입구에 황병산사냥민속놀이체험관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평창황병산사냥민속 공연, 설피와 전통 스키 만들기 시연 등의 체험은 어렵다. 전통 스키와 설피, 창 등 전시물을 관람하고, 설피나 전통 스키를 신어볼 순 있다. 방문 전 체험관에 문의해야 한다.
■발왕산 관광케이블카와 기(氣)스카이워크
모나파크 용평리조트는 스키는 물론 사계절 가족 여행을 즐기는 힐링·웰니스 여행지로 거듭났다. 발왕산관광케이블카와 기(氣)스카이워크가 힐링 여행의 중심이다. 발왕산관광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1458m 높이의 발왕산을 오른다. 편도 3.7㎞로 20여분 동안 산등성이를 굽이굽이 넘는다.
케이블카 종점인 드래곤캐슬에 기 스카이워크가 맞닿아 있다. 발왕산 정상에 위치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운 스카이워크로 이름을 올렸다. 맑은 날이면 동해와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은 물론, 일출과 일몰까지 볼 수 있어 '스카이워크의 팔방미인'이라고 할 만하다.
드래곤캐슬 주변에 조성한 '천년주목 치유숲'이 산책하기 좋다. 아버지왕주목, 어머니왕주목, 마가목과 야광나무가 한 몸이 된 마유목 등 편하게 걸으며 위대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재물, 장수, 지혜, 사랑을 상징하는 발왕수도 꼭 마셔보자.
알펜시아 리조트 안에는 스키점프전망대가 있다. 2018 평창올림픽 스키점프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스페셜 코스는 모노레일을 타고 가이드와 함께 K-98 스키점프대를 관람한다. K-98에서 'K'는 독일어 크리티슈 포인트(Kritisch Point)의 약자로, 목표 기준 거리를 뜻한다. 스키점프센터 2층 대관령스키역사박물관에선 세계 스키의 변천 과정, 우리나라 스키의 역사와 다양한 전시물을 만나볼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