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 대선 후보의 청소년 교육∙입시 정책

      2022.02.12 09:00   수정 : 2022.02.12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22년 1월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뒤 전세계에 ‘K-좀비’ 열풍을 부른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판타지 장르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인데요. 일각에서는 이 드라마를 두고 현실과 흡사하다는 후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좀비 바이러스로 아비규환이 된 학교의 모습이 계층과 서열로 갈라진 우정, 10대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무관심을 연상케 한다는 것입니다.



전염병, 경제 악화, 계층 간 갈등이 저변에 깔린 제20대 대선을 두고 청소년의 ‘청소년다운’ 삶을 지켜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들 역시 청소년 관련 정책을 속속 공개하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내세운 청소년 교육∙입시 관련 공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공정 입시’ 붐은 온다


이재명 후보는 계층 이동 사다리를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다양한 입시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대입 정시 비율 조정 ▲수능 초고난도 문항 폐지가 있습니다.

이 후보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입시 절차를 위해 수시 및 정시 전형의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입시 방식이 한 쪽으로 치우칠 경우 교육 제도에 대한 불신, 또 다른 ‘편 가르기’ 현상을 파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시전형공정성 점검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죠.

수능에서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출제하고 있는 초고난도 문항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수능의 초고난도 문항을 폐지해 사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험생의 고충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22년 1월 18일 공개된 언론사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학교에서 안내는 문제를 맞추려고 하니 공교육이 훼손되고 과외와 사교육을 부추긴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사탄들의 학교에 암행어사 등장이라


무려 9번의 사법시험을 거치며 실력으로만 겨루는 경쟁을 몸소 경험한 윤석열 후보. 그는 대한민국의 공정한 입시 제도를 위한 공약으로 ▲입시제도 단순화 ▲정시 비율 확대 조정 ▲입시 비리 암행어사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공개했습니다.

입시제도를 단순화하고 정시 비율을 확대 조정하는 것은 학생부 종합 전형을 비롯한 수시 전형의 불공정 시비, 특혜 입학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입시 비리 암행어사제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역시 공정한 입시 과정을 위한 것인데요. 입시 비리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입시 비리에 대한 직권 조사를 강화하고 입시 비리가 발생할 경우 해당 대학에 경고 없이 입학 정원 축소, 관련자 파면과 같은 처벌을 내리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2022년에 고졸인 게 뭐가 문제?


심상정 후보는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고 꿈을 지원하기 위해 ▲고등학교 직업교육 강화 ▲학제 개편 ▲진로 탐색 교육제도 도입 ▲학생수 제한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공약으로 발표했습니다.

심 후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연계한 9년제 시범학교를 도입하고, 중학교 3학년 2학기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에는 진로 탐색 교육을 실시, 중·고등학교 졸업 단계에서는 희망 학생에게 1년간 자아 성찰 및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Efterskole)’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제도입니다.

그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 공약 발표식에서 “고등학교만 나와도 사회생활에 걱정 없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모두가 대학에 진학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고등학교를 교육의 중심에 두고 고등 교육 과정을 지역 산업과 연계해 학과를 개편, 특성화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고등학교 직업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생의 임금을 상향 조정하고,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과 임금 지원을 위한 사회적 기금을 조성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개선해 학생의 능력과 소질을 가꿀 수 있는 맞춤형 책임 교육의 기반을 쌓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는데요. 모든 학생에게 보편적인 학습 단계를 도입하고,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1수업 2교사제’를 통해 집중 지원,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특별 지원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수시 없이 수능 2번? 오히려 좋아


안철수 후보는 수시 전형을 전면 폐지해 오직 정시로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입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해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죠. 그는 수시를 폐지하는 대신 ▲수능을 연 2회 실시하고 ▲특별 전형 제도를 전면 점검, 부당한 기준을 폐지할 것이라고 국민과 약속했습니다.

안 후보는 2번의 수능을 통해 누구든 정직하게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가 제안한 개편안에 따르면, 정시 전형은 일반 전형 80%, 특별 전형 20%(사회적 배려, 특기자 등)의 비율로 구성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특별 전형’은 기존의 특별 전형과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배려 전형, 농어촌 특별전형은 그대로 유지하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전형은 폐지될 예정입니다. 안 후보는 이러한 전형의 예시로 ‘국가유공자 자녀 특별전형’을 들었습니다.

난 몰랐어, 청소년 공약이 이리 다채로운지!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을 지켜줄 후보는?


우리나라에서 만 18세 이전의 청소년은 대통령 선거에 투표할 수 없습니다.
대선 후보들의 청소년 정책 공약을 두고 ‘청소년을 정치적 이벤트로 남용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청소년은 곧 미래의 유권자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청소년이 자라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과 후보를 판단하겠죠. 2022 대선 후보 중 어느 후보가 훗날 청소년의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cyj7110@fnnews.com 조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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