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뜻이 담긴 한국화 속 생물들

      2022.02.12 09:00   수정 : 2022.02.12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네요. 11일에 발표된 일일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 6만명에 가깝게 나왔습니다.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확진자가 많음에도 위중증 환자는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자녀들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아서 야외 출입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온라인으로 과학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을 안내하려고 합니다. 전국에 있는 과학관이 이미 끝난 과학전시회를 온라인으로 부활했습니다.
그래서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집에서 해설사가 들려주는 얘기를 들으면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진행했던 '우리 그림, 우리 생물' 특별기획전을 소개하겠습니다.

■특별한 뜻이 담긴 한국화 속 생물들
한국화는 풀과 곤충을 그린 초충도, 꽃과 새는 화조도, 꽃과 풀은 화훼도, 깃과 털이 달린 동물은 영모도, 물고기와 게 등을 그리는 어해도로 나뉩니다.

한국화 속의 소재는 각각 특별한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품은 소재의 특성과 관계있는 무언가를 상징하고 있죠. 예를 들면 씨가 많은 수박은 다산을 상징하고, 벼슬아치의 관모와 비슷하게 생긴 맨드라미는 관직을 뜻합니다.

이처럼 소재의 특징을 담은 특별한 뜻이 담긴 한국화는 주로 감상용보다는 염원과 바람을 담아 그린 그림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기획전은 한국화의 종류별로 '꽃과 곤충의 희원 담아, 초충도', '꽃 속에 소망 담아, 화훼도', '꽃과 날개에 마음 엮어, 화조도', '자유로운 물고기에 바람 담아, 어해도', '우리 벗에 염원을 담아, 영모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리고 겸재정선미술관에 있는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 소악후월, 양화진 등의 작품을 3D 영상으로 '영상으로 보는 조선시대 풍경'을 재현해 조선시대를 표현했습니다.

'영상으로 보는 조선시대 풍경'은 겸재정선미술관의 협조를 받아 3D 영상으로 재현한 금강전도, 인왕제색도, 소악후월, 양화진 등의 작품을 통해 조선시대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토종 오이가 담긴 '초충도'
먼저 '꽃과 곤충의 희원 담아, 초충도'는 꽃과 풀, 열매 등의 식물과 곤충을 소재로 한 신사임당의 초충도 작품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중 오이와 조, 왕귀뚜라미, 참개구리, 히라야마동애등에가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오이는 씨앗이 많아 자손이 많음을 의미하고, 덩굴은 젊음을 오래 간직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죠. 흔히 우리가 보는 오이와는 다르게 줄기가 굵고 잎이 큽니다. 이것은 열매가 굵고 짧은 것이 우리나라 토종 오이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조는 전국에서 농작물로 재배하죠. 오이 양쪽에는 조가 피어 있고, 하늘에는 히라야마동애등에가 날고 있습니다. 땅에는 왕귀뚜라미와 참개구리가 왼쪽으로 기어가고 있는데요.

개구리는 알에서 깨어나 올챙이가 된 후 뒷다리와 앞다리가 생기고 꼬리와 아가미가 없어지면서 개구리가 됩니다. 처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는 특징을 좋은 일이 일어날 의미로 여겼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개구리를 왕과 같은 존귀한 인물의 탄생 담을 만드는데 활용했다고 하네요.

■군자의 지조 '매화'
다음은 '꽃 속에 소망 담아, 화훼도'입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꽃을 피우는 연꽃과 실제 관찰을 통해 복숭아꽃을 생생히 묘사한 강세황, 모란과 9가지 종류의 나비를 그린 남계우, 선비와 군자의 상징인 매화를 그린 장승업의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장승업의 '붉은매화와 흰매화'를 소개합니다. 매화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이른 본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죠. 잎보다 꽃이 먼저 핍니다.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일찍 피는 조매, 추운 날씨에 피는 동매, 눈 속에 피는 설중매로 불린답니다.

옛사람들은 추위 속에서 꽃망울을 맺고 있다가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매화가 마치 어려운 조건에서도 자신의 뜻을 지키는 지조 있는 선비나 군자와 같다고 생각해 '사군자' 중 하나로 불렀습니다.

■'까치야, 기쁜 소식만 전해다오'
이번엔 '꽃과 날개에 마음 엮어, 화조도'입니다. 한반도의 사계절별 생물을 묘사한 김식과 청둥오리의 생김새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김후신, 매서운 참매를 생생하게 묘사한 장승업의 작품이 걸려있습니다.

조석이 그린 '노수서작도'인데요. 머리, 어깨, 윗가슴이 검은색이며, 배는 흰색 그리고 긴 꼬리를 보면 까치라는 걸 알 수 있죠. 까치는 옛부터 우리에게 즐거운 소식을 전해주는 새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까치가 매화나무에 앉아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연로해서 기쁜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을 기원하는 뜻으로 70살인 '고희'를 맞이하는 기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작품속 표현된 나무는 줄기의 모습이 매화나무 같지만 잎은 은행나무 잎이 그려져 있습니다. 매화나무 잎은 달걀모양이나 타원형이지만 그림의 잎 모양은 은행나무처럼 부채꼴로 돼 있습니다.

■출세를 기원하며 그린 잉어
다음은 '자유로운 물고기에 바람 담아, 어해도'입니다. 잉어가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그린 조석진, 참게와 갈대를 묘사한 김홍도, 다양한 물속 생물을 그린 조정규의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조선시대 20세기 조석진의 '군어유영'이라는 작품입니다. 잉어 네마리가 미끄러지듯 헤엄치는 모습인데요. 잉어의 몸 색깔은 녹갈색 바탕에 등쪽은 진한 갈색입니다. 옛부터 잉어 그림은 과거급제와 출세를 기원하는 길상화로 여겼습니다. 잉어가 중국 황하강 상류의 거센 물길을 오르면 용이 된다는 등용문이라는 고사성어에서 비롯됐죠.

■왕권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일월오봉도는 다섯개의 산봉우리와 해, 달을 그린 그림입니다. 하늘에는 음양을 상징하는 흰 달과 붉은 해가 좌우에 있고, 아래로는 오행을 상징하는 다섯개의 산봉우리가 있습니다. 산 밑에는 파도, 좌우에는 소나무를 각각 두개씩 그려넣었습니다. 이 소재는 자연 세계에서 선별된 것이며,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고 있는 장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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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어렵다', '딱딱하다', '다른 세상의 얘기'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저 또한 과학 관련된 곳을 처음 출입했을때 마찬기지였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귀 기울여보면 우리 일상에서 많이 접했던 것들입니다. 과학분야에서 쓰는 단어들이 좀 어려울 뿐이죠. 그래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봤습니다.
국내 여러 곳에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보셨다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함께 제가 소개한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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