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방패, 세계의 이지스함(하)

      2022.02.12 23:55   수정 : 2022.02.13 1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은 현재 7천600t급(만재 1만600t급)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광개토-III 배치(Batch)-I 사업을 완료해 1번함인 세종대왕함을 시작으로 2번함 율곡이이함, 3번함인 류성룡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해 각각 2008년, 2011년, 2012년 해군에 인도해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어 8천100t급(만재 1만2000t급) 이지스함 3척을 추가로 건조 중이다.

이를 위해 광개토-III 배치(Batch)-II 사업을 통해 2021년 6월부터 2028년까지 약 4조원을 투입한다. 한국형 이지스함 전투체계를 탑재해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대비 탄도탄 요격 능력이 추가되고 대잠수함 작전 수행 능력이 강화된다.
이 외에 1.7MW급 추진용 전동기 2대로 구성된 연료절감형 보조추진체계를 탑재해 연료를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첫 번째 선도함은 지난해 2021년 10월 건조에 들어갔다. 올 2022년 하반기 진수를 거쳐 2022~2024년 시험평가를 실시하고 2024년 11월 해군에 인도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광개토-III 배치(Batch)-II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 해군은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을 모두 6척 보유하게 된다.

국방부는 여기에 더해 우여곡절 끝에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통해 경하배수량 6000t급(만재 8000t급)의 이지스함을 추가 전력화하기로 의결했다. 2020년 중반 6척이 건조될 예정인 KDDX 사업은 개발비까지 포함해 약 7조8천억원이 투입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로써 2030년대 모두 12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게 되면 한국 해군은 지구촌 초강대국이 집중된 동북아에서 중·러·일 등 주변국에 어느 정도 견제가 가능한 해군력을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주변국도 같은 기간 군비 강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2008년 12월 취역한 세종대왕함은 지난 2010년 6월 12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실시된 림팩(RIMPAC:환태평양훈련) 훈련 중 7개국 19척의 전투함들이 벌인 해상화력지원훈련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둬 'Top Gun 함'에 선정됐다.

해상화력지원 훈련은 7.2km 떨어진 표적에 각국의 함정이 5인치 함포를 5발씩 쏴 표적으로부터의 오차거리의 합이 제일 작은 함정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세종대왕함은 참가함정 중 유일하게 오차합계가 100m 이내인 75m를 기록, 한국 해군 구성원의 우수성을 사격 능력을 통해 입증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2016년 7월 14일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서 세종대왕함이 최초로 2개 이상의 적 위협에 대해 전투체계가 자동으로 대응하는 자동교전모드로 SM-2 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 1발은 명중했으나 다른 1발은 명중에 실패했다.

해군은 “자동교전모드는 운용요원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SM-2 제작사와 함께 원인 분석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최초 실시하는 고난도 프로그램으로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어쩔 수 없는 장비, 미사일 시스템 스펙 사양의 문제로 보인다.

한국 해군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훈련에서 SM-2 21발을 발사했으나 이 가운데 15발은 명중했고 6발은 명중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SM(Standard Missile)' 미사일 시스템은 이지스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Initiative, 탄도 미사일 방어 구상) 전용 요격 미사일로서 미국 미사일 방어국(Missile Defense Agency) 주도로 레이시온이 개발했다.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탄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 중 가장 잘나가는 체계다. 사거리와 요격고도 또한 우주공간까지 뻗어 나가는 만큼 커버리지가 매우 넓다.

이 가운데 △SM-3 미사일은 요격고도 70~500㎞의 '고고도 탄도 미사일 방어 함대공미사일'이다. 가격은 200억 이상의 고가로 알려져 있다.

블록 1 A·B, 블록 2A 등 여러 모델이 있다. 블록1의 요격 고도는 150~500㎞이지만, 최신형 블록IIA의 최대요격 고도는 1000㎞로 알려져있다. 위성 발사용 로켓처럼 고체부스터→1단→2단→페어링→3단→키네틱 탄두 순으로 잇따라 분리된 후 탄두의 적외선 센서가 탐지 마하13의 속도로 탄도탄을 직격해 요격 성공률이 90%에 이른다.

육군에선 THAAD와 PAC-3, 해군에선 SM-2와 SM-6를 통해 중고도와 저고도 방공을 보완하게 된다. SM-3는 길이 6.55m(Block II), 무게 1500㎏, 직경 34㎝(Block 1)·53㎝(Block II)로 최대 속도는 마하 7.88에 이른다. 탄두 및 유도 시스템은 Raytheon, 추진체는 Aerojet, 추진체는 Alliant Techsystems의 각 기술의 집합체다. Block IIA의 경우 ICBM의 요격이 가능하며 미쓰비시 중공업의 기술이 더해서 공동개발했다.

이후 SM-3 대기권 외 자세제어 등 기술적 난이도와 폭증하는 연구비 때문에 합작한 부분인데 우주비행기술을 가진 서방계 국가는 EU와 일본뿐이기 때문에 유럽보다는 비교적 미국형 MD에 적극적인 일본과 협업을 하게 된 것. 기존 블록과 구분을 위해 추력조절이 가능하다 해서 Throttleable DACS, 즉 TDACS라 부른다.

△SM-2 탄도 미사일 함대공미사일은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용 함대공미사일이로 사거리 150km, 고도 20km, 속도 마하3 정도로 알려져 있다.

△SM-6는 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가 발사를 시도하기 전에 요격하거나 하강 단계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에 대한 해상요격을 수행한다.

2015년 7월 28일~8월 1일 실시된 4차례의 시험 요격에서 탄도미사일 종말 요격 능력을 처음 실제 입증했다는 미 해군의 발표가 있었다.

이어 미 해군은 2016년 12월에는 사거리 3000~4000km급의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에 대한 해상 요격 시험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2월 미 국방부는 SM-6에 대함 능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무게가 1.5톤에 마하 3.5 속력을 내기 때문에 운동에너지만 따져도 거의 하푼의 탄두와 비슷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SM-2와 달리 목표를 일루미네이터로 조사할 필요가 없어 제한적인 대함·대지 공격만 가능했던 SM-2에 비해 훨씬 본격적으로 중장거리 대함미사일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의 방패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이지스함은 그동안 북한 미사일 발사 때마다 감시와 탐지에 활약했다. 그런데 탄도미사일 탐지능력만 있을 뿐 정작 요격할 수 있는 가장 핵심인 탄도탄 요격미사일 SM-3 미사일(요격 고도 70~500㎞)이 없이 해상방공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한국은 현재 하층방어 기반 요격방식에 머물어있어 북한의 탄도탄 공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며 L-SAM을 전력화해도 다층방어의 충분성은 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주한미군에서 일부 운영하는 사드도 요격고도가 40~150km라는 점에서 상층방어는 공백 상황이라는 의미다.

더구나 현재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L-SAM도 지상발사용이지 해상발사용이 아니다. 또한 L-SAM이 해상발사용으로 운용되려면 Mk.41 VLS 운영 문제에서부터 해결해야 한다. 물론 KVLS가 있으니 그것을 이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지스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의 통합이 필요한데 미국이 그것을 용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L-SAM의 해상형을 개발해 KDDX혹은 FFX batch-III의 KVLS에 장착해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 L-SAM은 SM-3와 요격고도가 비교가 안 된다. 즉 요격개념이 상대적으로 다른 미사일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다층방어 체계로 가면서 중층 및 상층방어도 가능한 요격미사일을 구비해야 북핵·미사일에 대한 한·미·일 공조수준을 한층 높일 수도 있고 대미 레버리지도 높이고 나아가 한미동맹 결속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 MD 체계 편입이라는 식으로 매도해 논의를 회피하거나 지연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지스함이 ‘무늬만 신의 방패’가 아닌 ‘제대로 기능하는 신의 방패’가 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상층방어가 요격이 가능한 SM-3 미사일과 대함·대공 등 다용도 탄도탄 방어에 특화된 SM-6 미사일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해군의 입장이다.

북한 후방기지에서 배치돼 고각발사로 우리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이나 국산 천궁-2 미사일로는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SM-3 도입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방사청은 2021년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 SM-3나 SM-6 등의 해외 도입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나 사실상 L-SAM 해상형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며, 국내 체계개발에 우선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개발로 모든 고도에 요격이 가능한 방어미사일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으나 상당한 개발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 한국이 모든 고도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자체 개발할 필요성이 있는지 국제적 시장성과 적기에 성공이 가능한 상황인지 개발, 실전 배치까지 전력 공백 대안, 비용과 효용성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

세종대왕급 Batch-II 초도함 진수가 2024년임에도 그 안에는 L-SAM 해상형이 나올 수 없다는 점, SM-6는 ROC 미달인 점, 무엇보다도 소요군(해군)의 요구를 무시하고 기종을 선정하는가에 대한 질타가 있었고 방사청장은 방사청이 기종을 결정한 것은 아니며 국방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탄도탄 요격미사일과 관련해 대북억지력 확보에 공백이 없도록 국방부와 방사청, 해군의 숙의와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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